[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부진한 주가 흐름에도 인위적인 주가 부양책을 펼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기업가치를 유추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견조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인적분할 재상장 1년 반 만에 시총 반토막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5일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가(보통주 기준)는 2830원에 마감했다. 1년 전(4095원)과 비교하면 30.9% 하락했고,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7240원 대비해서는 무려 60% 넘게 뒷걸음질 쳤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한때 4545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1777억원까지 위축됐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3년 1월1일을 기일로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판매부문이 인적분할해 출범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 것은 그해 1월31일이다. 출범 당시만 해도 오너 4세인 이규호 현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로 주목받았다.
특히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수입차 판매 1위인 BMW를 비롯해 아우디, 볼보 등 인기 브랜드 딜러권을 가지고 있는 데다 한국 수입차 시장 첫 30만대 판매 돌파 기대감이 고조된 점은 주가를 올리는 재료가 되는 듯 보였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재상장 첫날 종가는 4875원이었고, 첫 주 평균 주가 상승률은 8.8%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가는 단 2개월 만에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이었다.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에 비해 할부나 리스 비중이 높은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할부금 부담이 가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실유통 주식수 24% 불과…매우 느린 손바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주가를 부양 시키기 힘든 구조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워낙 적은 터라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발행한 6277만7250주 가운데 76.3%(4787만3036주)를 지주사 ㈜코오롱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 중이다. 장내에서 거래되는 주식수는 전체의 24%인 약 1490주에 불과하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식의 '손바뀜'이 평균을 훌쩍 밑도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지난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식의 총 거래량은 338만6071주였는데, 이를 상장주식수로 나눈 주식회전율은 5.4%로 집계됐다. 한 달 간 주주 손바뀜이 0.05회에 그쳤다는 의미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월간 평균 회전율인 19.5%와 비교할 때 14.1%포인트 낮은 숫자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아 손바뀜이 활발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의 경우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주가가 이미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 1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가 8813억원으로 크지 않은 만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배수인 주가수익비율(PER)은 61.96배로 동종업계 평균(5.24배)에 비해서 매우 높게 평가됐다. 이는 회사 성장성이 높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기도 하지만, 실제 이익체력 대비 주가가 높은 것으로도 여겨진다.
◆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절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별다른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내부적으로 동종·유사 업체와 비교할 때 주가 흐름이 완만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또 다른 BMW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의 경우 PBR은 0.36배였고, PER은 15.34배로 나타났다. 배당과 관련한 구체적인 중장기 비전도 공유하지 않고 있다. 아직 출범 2년차인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 전략과 현금흐름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이유다.
아울러 정부가 직접 밸류업 프로그램(기업가치 제공)을 가동하고 나섰지만, 강제성이 없는 만큼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자발적으로 주가 부양책을 선보일 가능성도 높지 않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을 해소하기 위해 주주환원을 강화한 기업을 대상으로 여러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각에서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코오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명예회장이 들고 있는 이 회사 지분율이 워낙 미비한 만큼 승계 기여도가 크지 않아서다. 오너 4세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이뤄지더라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최상단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이와 관련,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사주 소각을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배당 규모는 경영 실적과 추후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며 "IR 미팅 등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기업설명회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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