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지난해 공식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지배구조 선진화에 속도를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출범 2년차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신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우선순위가 다소 뒤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너4세 이규호, 1년간 승계 명분 쌓고 영전…전철원 단독 체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해 3월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의 지주사 영전으로 이규호·전철원 각자 대표 체제에서 전 사장 단독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 중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해 1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판매부문이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BMW와 아우디, 볼보 등 수입차 신차 판매이며 ▲인증중고차 판매 ▲사후관리(AS) 사업 ▲오디오 판매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시켰다. 국내 BMW 판매 1위 딜러사 지위를 활용해 시장 장악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국내 수입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위해서다. 실제로 출범 당시 '2025년 매출 3조6000억원 달성'의 경영 비전을 발표했는데, 지난해 매출 2조4030억원으로 목표치의 67%를 채우며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코오롱그룹 차기 총수가 유력한 이 부회장은 지난 1년 간의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성과를 기반으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지배구조 핵심지표 이행률 20%…올해 선진화 노력 본격화
문제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거버넌스가 매우 미흡하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권고하는 총 15개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항목 가운데 3개만 이행하며 20%의 준수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떨어져 나온 본체(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이행률이 60%였다는 점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상장 기업 중 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한 214개을 대상으로 집계한 평균 59%보다도 39%p(포인트) 낮은 수치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해 5월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했다. 원래라면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에만 해당 보고서 공시 의무가 발생했지만, 올해부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으로 기준이 확대된 영향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산총액이 8043억원으로 대상에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주권익과 관련된 5개 항목은 모두 미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투명성 관련 항목은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1개를 충족시켰으며, 내부감사의 경우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내부감사기구가 경영 중요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2개만 따르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완전한 CEO 체제를 구축한 만큼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먼저 전자투표 투표를 도입하기 위해 검토를 진행 중이다. 주주가 주총 개최 전 온라인으로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자투표는 주주 의결권 행사를 보장하는 대표적인 제도다. 특히 기업이 소액주주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주주권익 제고 의지 표현으로 읽히기도 한다.
이와 함께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와 외부감사인과의 대면 회의 개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주총 집중일을 피하면 주주 참석율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외부감사인 대면 회의로 회계 투명성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외 리스크 취약, 변수따라 실적 요동…우선순위는 신사업 안착
일각에서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당분간 거버넌스 강화보다는 매출 다변화와 사업 안정화에 무게중심을 둘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수입차 딜러사의 경우 주력 사업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대외변수 민감도가 높고,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 1분기 매출이 6% 감소한 5061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마이너스(-)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순손실은 55억원을 기록했다. 저조한 실적의 주된 요인으로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에 따른 신차 구매 수요 위축과 홍해발 물류대란에 따른 차량 수급 차질이 꼽힌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경우 BMW의 판매 비중이 70% 안팎으로 절대적이라는 점은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내 신차 물량 배정이 늦어지거나,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신차를 출시하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 프리미엄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국내 유통사를 맡으며 수입차 딜러 역량을 강화하고, 모바일로 유료 시승 및 페이백을 해주는 플랫폼 '바로그차'를 론칭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로터스의 경우 국내 인증 문제로 공식 출고가 지연되면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 바로그차의 경우 홍보 부족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원칙의 준수 여부보다는,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을 정확하게 공시하고 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운영 방향 등을 이해관계자에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후 미진한 부분이 발생하면 모범규준에 따라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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