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시스템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청산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회사 측은 지속할 예정이라며 상반된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형 UAM(K-UAM)' 컨소시엄을 통해 다수 국책 과제에 참여 중인 만큼 발을 뺄 수 없다는 게 한화시스템의 강변 이유다. 하지만 수행 중인 과제 모두 UAM 기체가 빠진 내용이라, 사실상 핵심 사업은 중단됐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21일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일명 '에어택시'인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를 확보하기 위한 오버에어 투자를 철수하는 등 UAM 사업 중단 수순에 돌입했다. 이 회사가 2020년 1월 오버에어 지분 취득으로 UAM 사업에 진출했던 것을 고려하면 3년 5개월여 만이다.
한화시스템은 모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지난 17일 오버에어 컨버터블노트의 만기가 도래했지만 전환권 행사나 만기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해 2021년 8월과 2022년 6월 취득한 총 1억4500억달러(1827억원) 규모의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지도, 현금 상환이 이뤄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즉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환권 행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투자금 회수를 추진했단 의미고, 오버에어의 경영 사정 악화로 투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오버에어와 채권 회수 방식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오버에어의 사업 진행 상황과 결과물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건인데, 투자를 지속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에 대한 투자자산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290억원에 달했지만 같은 해 4분기부터 지속 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오버에어의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결과란 게 업계 해석이다. 올해 초 예정돼 있던 초도기 시험비행이 불발되는 등 오버에어의 UAM 기체 인증이 거듭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한화시스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오버에어의 e-VTOL '버터플라이' 판매와 상용화 등 시장진출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 투자 뿐만 아니라 이 회사의 기체를 활용하는 사업 등에 대한 업무협약(MOU)까지 맺었는데, (오버에어 제품을 활용한 사업의) 실현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계약을 모두 무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버에어의 경우 사업 지연만 문제가 아니다. 인력 이탈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고 있는 점도 성장을 발목 잡는 요소로 지목된다. 다른 취재원은 "올 초부터 오버에어에서 주요 임원을 포함해 대규모 퇴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오버에어는 대대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대규모 퇴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화시스템은 UAM 사업을 영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UAM 사업 청산 의혹에 대해 "관련 국책 과제를 5개나 하고 있는데 어떻게 사업을 접냐"며 "오는 2026~2027년까지 사업이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버터플라이 인증 지연은 미국 UAM 산업의 개화가 늦어지는 탓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화시스템이 참여 중인 과제를 살펴보면 ▲가상 통합 운용 및 검증 기술 개발 ▲감시 정보 획득 체계 개발 ▲교통 및 운항 관리 자동화 기술 개발 ▲버티포트(Vertiport) 네트워크 기술 표준안 연구 및 통합 운용 시스템 개발 ▲운항 공역 감시 정보 획득 및 융합 기술 개발 등으로, 인프라·시스템·서비스 분야에 국한됐다. 지난해만 해도 K-UAM 프로젝트에서 UAM 기체 개발과 제조부터 운영 및 유지 보수(MRO) 역할까지 제시했지만,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이 참여 중인 과제는 기체 확보와 무관한 사업들"이라며 "기존 방산 및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역량을 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행 가능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K-UAM 2차 실증(2025년)에 버터플라이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며 SK텔레콤과 기싸움을 벌여 왔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이 표면적으로는 UAM 사업을 수행해 가더라도 결국 인프라와 서비스, UAM용 위성 안테나 기술 등 가외 분야에서 맴도는 데 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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