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F404 엔진이 창원 1사업장에서 시운전되고 있다.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 등 한화그룹 주요 사업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올해는 항공엔진에 힘을 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영위하고 있는 항공엔진 사업은 현재까지 실적만 보면 골칫덩이에 가깝지만 국가 보안 및 산업적 측면에서는 물론, 항공 우주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해 키워나가야 할 동력으로 촉망받고 있다. 이에 김 부회장이 항공엔진 사업에서 한 획을 긋는 동시에 엔지소재 등 파생시장까지 파이를 확장하기 위해 전력투구 하고 있다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유독 항공엔진의 유망성을 조명하고 있다. 언론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창원에 있는 국내 생산기지를 소개한 데 이어, 오는 24일 미국 생산공장을 순회하는 투어를 진행한다. 나아가 이 회사 관계자들 역시 "올해 메인은 항공엔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진 설계부터 소재 및 제조, 사후 관리까지 통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오는 2029년까지는 적자가 전망되고 있다.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엔진 부품 사업이 대부분 국제공동개발프로그램(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이하 RSP)으로 진행 중인 만큼 대규모 감익 국면을 지속되고 있어서다. RSP는 원제작사의 매출 등 수익 뿐만 아니라 리스크까지 참여 지분만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서는 RSP를 통해 개발되고 있는 엔진이 상용화된 후에나 수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향후 5~6년은 적자를 지속할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건 김동관 부회장의 의중 때문이란 것이 업계 전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6세대 전투기에 탑재할 첨단 항공 엔진을 개발하면, 한국은 독자 엔진을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된다"며 "김동관 부회장은 이런 국가 위상 제고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실제 항공 엔진은 극소수의 국가만 보유한 첨단 기술의 집약체이자 항공 우주 산업의 주도권을 결정 지을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재 독자적인 전투기 엔진 기술을 가진 국가는 미국·러시아·영국·우크라이나·중국·프랑스 6개국 뿐이다. 문제는 이들 국가가 수출 관리 규정(EAR)과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MTCR), 국제 무기 거래 규정(ITAR) 등 각종 규제에 따라 엔진 관련 기술 이전,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단 점이다. 앞으로 6세대 유무인 전투기 수요가 늘면 항공 엔진의 수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KF-21 '보라매'에 장착되는 F414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첨단 항공 엔진'을 2030년 중후반까지 독자 개발해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아가 인공 지능(AI)과 유무인 복합 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용 엔진 개발도 추진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 엔진 사업은 관련 소재까지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엔진 관련 특수 소재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 엔진 메이저 회사가 직접 품질과 공정을 테스트해 지정한 회사의 제품만 쓸 수 있도록 돼 있는 까닭이다. 즉 독자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 그에 따른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와 유도 무기에 탑재하는 가스 터빈 엔진의 핵심 소재를 연구 개발하는 '항공 소재 연구 센터'라는 독자 기관을 둔 한편 산학연 차원의 협력을 통해서도 연구개발(R&D)을 수행 중이다. 주요 품목은 니켈 및 티타늄 베이스 합금과 세라믹 복합 소재, 인코넬 계열 초내열 특수 합금 등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첨단 엔진에 필요할 것으로 꼽은 소재는 64종이며, 현재 17종을 정부 과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1사업장에서 만난 이광민 항공사업부장은 "항공 엔진에서 소재는 가장 어려운 분야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당사 주관으로 중소기업, 연구소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여러 과제를 자체 수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항공엔진 소재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내려는 움직임은 아직 관측되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의 소재 사업 계열사들이 대부분 플라스틱을 다루는 만큼 협력을 도모할 여지가 적다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입장이다. 나아가 향후 항공엔진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더라도 구매에 그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내재화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 소재와 관련해 한국로스트왁스, 세아창원특수강, KPCM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한편 첨단 항공 엔진은 방위사업청이 지난해 2월 열린 '2023 드론쇼 코리아'에서 개발을 공표했다. 현재 개념 연구 단계에 있으며, 개발비는 총 5조~6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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