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와 첨단전략산업 지원 강화를 위해선 산업은행의 자본금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자본확충 방안으로는 산은이 실시하고 있는 정부 배당을 일정 기간 유보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산은이 순이익을 내부 유보하게 될 경우 현금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내면서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은 11일 본점 동관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석훈 회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원 수준으로 증액하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산은 법정자본금 한도가 10년째 30조원으로 묶여 있는데 현재 자본금은 26조원으로 반도체 산업지원을 위한 증자 예정액과 올해 이미 예정된 증자금액 4000억원을 감안하면 한도는 2조원도 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을 지원하기 위한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투입과 함께 산은의 BIS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0조원의 자본확충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원 수준으로 증액하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 출자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산은 자체적으로 이익잉여금을 늘려 자본을 늘리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산은은 시중은행과 달리 한전과 같은 현물출자 공기업 주식과 HMM과 같은 구조조정기업 출자전환 주식이 자본과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순이자마진(NIM)과 총자산이익률(ROA)와 같은 수익성 지표가 고질적으로 낮고 시황에 따라 재무적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며 "산은 회장으로서 산은의 재무구조를 흔드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을 줄이고 매년 안정적으로 3조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하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만들자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독일의 정책금융기관인 KfW를 들었다. 강 회장은 "독일의 KfW는 정부에 배당을 하지 않고 순이익 전부를 유보해 정책금융에 재투자하고 있다"며 "산은이 KfW처럼 순이익을 내부에 유보하게 된다면 이는 현금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내면서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매년 3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거양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출자 지원이 현금 또는 현물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현금 출자가 은행의 BIS비율 개선 등의 측면에서 더 효과적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현물출자를 받기보다 배당을 유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배당 유보 등의 사안이 정부와 사전에 협의된 내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산은의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를 위해 산은법 개정을 통한 법정자본금 한도 증액과 함께 배당 유보 등 다양한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정부 및 국회와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강 회장은 "통상 정부 배당액이 4000억~5000억원 수준인데 배당을 3년만 유보해도 1조5000억원 정도의 잉여금을 쌓게 되고 이는 자본적정성 제고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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