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OK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대손비용 증가 영향에 순이익이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 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순이익 흑자를 거두며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찍이 지방금융지주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49억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전체로는 가장 높은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분기(376억원)와 비교해 무려 60.4% 줄었다.
영업수익은 40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 감소했다. 영업비용은 0.8% 증가한 4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뺀 영업이익은 6억9200만원으로 전년동기(462억원)보다 98% 줄었다.
이번 실적 부진의 배경은 대출채권 부실화와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대출채권 건전성이 떨어진 데다 대손충당금 설정 비율도 높아지면서 대손비용이 증가,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OK저축은행의 1분기 영업비용 항목을 보면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 1522억원에서 올해 1분기 2103억원으로 581억원(38.2%) 증가했다. 동시에 영업수익 내 대출대출평가 및 처분이익은 485억원에서 28억원으로 457억원(94.2%) 줄었다.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은 크게 대손상각비와 대출채권처분손실 등 항목으로 구성된다. 대출채권 건전성이 낮을수록 적립률이 높아지는 대손상각비는 지난해 1분기 109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2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채권처분손실도 422억원에서 476억원으로 늘었다.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위해 OK저축은행은 1분기에만 대출원금 기준 1028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OK에프앤아이대부 등에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부금액보다 낮은 가격에 대출채권을 처분한 탓에 45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OK저축은행은 또 1분기에 충당금을 110억원 추가로 적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9510억원이었던 대손충당금 잔액은 1분기 말 9620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부동산 PF 등과 관련한 대손비용 부담이 증가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OK저축은행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이후 시장금리 안정화로 조달금리 상승 부담은 낮아졌으나 대출 성장세 둔화와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1분기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채권 잔액은 1조2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출채권 대비 8.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고정이하 대출채권은 모두 1437억원으로 고정 1086억원, 회수의문 264억원, 추정손실 87억원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9.20%였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5.33%로 6.13%포인트 상승했다.
그나마 OK저축은행은 지방금융지주 지분투자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덕분에 1분기 대손비용 증가에도 순이익을 낼 수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OK저축은행은 배당금으로만 262억원 수익을 냈다.
OK저축은행은 2019년부터 지방금융지주 주식을 사들였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지분 9.55%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JB금융지주도 지분 6.63%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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