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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뱅크런의 공포
주명호 기자
2024.07.01 07:00:31
적기시정조치 발생시 뱅크런 발생 배제 못해…신중한 검사감독 이뤄져야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8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제공=저축은행중앙회)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저축은행이 이달 말부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실태평가를 받는다. 우선 평가 받는 저축은행은 3곳이지만 향후 대상은 추가될 전망이다. 사실상 대부분 저축은행이 차례로 실태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 섞인 예측도 들린다. 


불안감의 근거는 경영실태평가의 기준이다. 통상 경영실태평가는 자본적정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실시 여부를 결정해왔다.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 규모 1조원 이상은 8%, 1조원 미만 7% 밑으로 떨어질 경우 평가 대상이 된다.


반면 이번 경영실태평가는 자산건전성을 기준으로 꼽는다. 구체적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곳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 두 지표는 저축은행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치솟았던 수치다. 올해 1분기 기준 NPL비율이 10%를 넘어선 곳은 전체 79곳 중 46곳에 이른다. 2022년말 기준 3.4%였던 업계 평균 연체율은 1분기 8.8%까지 뛰었다. 


저축은행들에게 경영실태평가는 그 자체로 두려움의 대상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생사가 갈릴 수 있어서다.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했던 당시 많은 저축은행들이 경영실태평가 결과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이를 이행하지 못해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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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작다. 당시의 경우 가장 강력한 시정조치인 경영개선명령이 저축은행들에게 내려졌지만 이번은 받더라도 가장 약한 조치인 경영개선권고까지가 예상된다. 금감원은 적절한 자구책만 제시한다면 경영개선권고까지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저축은행들의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경영실태평가가 장기화되거나 일부라도 적기시정조치가 나올 경우 뱅크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이다. 과거 저축은행 대표를 지냈던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 두 군데라도 적기시정조치가 나온다면 해당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에서 예금이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나 현재의 뱅크런은 과거의 뱅크런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른바 디지털 뱅크런이다. 예금 인출을 위해 직접 저축은행을 찾아가 창구 앞에서 줄을 서야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모바일뱅킹으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출금이 가능하다. 


이미 저축은행 업계는 불과 1년 전에 디지털 뱅크런을 한 차례 목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에서 대규모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손실이 발생했다는 가짜뉴스가 돌면서다. 이후 모두 회복되긴 했지만 허위사실이 유포된지 몇 시간 만에 두 저축은행에서 인출됐던 자금 규모는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런 발생은 과도한 걱정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저축은행들 대부분이 여전히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을 뿐더러 13년 전 저축은행 사태와 달리 예금자보호에 대한 인식과 대비도 높아졌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있다고 해서 예금자의 공포심리가 발동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OK·웰컴저축은행 뱅크런에 대해 "터무니없는 뉴스였는데도 그렇게 반응했는데 공식적으로 이야기가 나오면 결과는 더 뻔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뱅크런 가능성이 없다 자신하기 보다는 신중한 관리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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