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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마이크론 HBM TC 본더 장비 납품…삼성은?
김민기 기자
2024.06.12 07:00:22
삼성 자회사 세메스 특허 분쟁 이후에도 거래, 한미반도체 장비 납품 검토는 진행 중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0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제공=한미반도체)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장비인 열압착(TC, Thermal Compression) 본더 장비를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에도 납품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그간 일본 신카와 등의 장비를 사용했지만 마이크론이 성능면에서 뛰어나다는 판단 하에 한미반도체를 선택하면서 삼성전자 역시 이 회사 장비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 까닭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3세대 하이퍼 모델인 '듀얼 TC본더 그리핀(DUAL TC BONDER GRIFFIN)'을 150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용 듀얼 TC 본더로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총 3587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SK하이닉스가 한화정밀기계의 TC본더를 납품받으면서 양사 간의 밀월 관계가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SK하이닉스가 제품 공급처 다각화를 위해 TC 본더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네덜란드 ASM의 자회사인 ASMPT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한미반도체도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고객사 다변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한미반도체 '위기설'이 나오면서 주가가 장중 13%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3일 개인 자금으로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SK하이닉스와 1500억원대 수주 계약 소식을 알리면서 양사 간의 독점체제 균열설은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TC본더 장비 시장에서 한미반도체를 대체할 곳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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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MB용 듀얼 TC 본더에 있어 글로벌하게 진동 제어가 가능한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는 한미반도체 밖에 없다"며 "타 업체들과의 기술적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TC 본더 장비는 반도체 공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TSV 공정을 마친 칩을 올려놓아 열과 압력으로 결합시키는 장비로, 한미반도체는 이 장비를 하이닉스에 독점적으로 공급해왔다. 최근 SK하이닉스에 장비를 납품한 한화정밀기계의 TC본더는 HBM3세대용으로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2대가 아닌 1대만 납품할 계획이다. 또 납품 장비가 'JDP(양산용, 공동개발프로젝트)'가 아닌, 'JEP(테스트용, 공동평가프로젝트)' 형식이라 아직은 한미반도체 장비를 대체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JEP는 공정 개선을 목적으로 작업 환경에 적합한지 등을 공동으로 평가하는 단순 테스트 과정이라 양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업계 관계자는 "JDP는 테스트를 통해 양사가 80% 이상 결정이 났을 때 들어가는 단계이고 JEP는 평가가 통과가 될지 안될 지 50대 50의 확률로 나뉘는 단계"라며 "국내에서는 세메스와 한화정밀기계 등이 TC본더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아직 한미반도체 장비와는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반도체의 TC 본더는 '듀얼' 형태로 돼 있어 헤드(접합부)가 총 4개로 구성돼 있는 만큼 본딩 시간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HBM3E 주력 제품은 한미반도체 장비를 사용하고, HBM3 등의 이전 세대 제품은 타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ASMPT 역시 한미반도체 보다 먼저 SK하이닉스에 납품을 하고 있었으나 경쟁에 밀려 한미반도체가 독점 납품을 하게 된 상황이라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는 과거 한미반도체와 특허 침해 논란으로 서로 관계가 틀어지면서 한미반도체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크론(현 세메스)이 자사 핵심 기술을 무단 사용했다며 2011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듬해인 2012년 1심에서 승소했고, 2심에서도 연이어 승소했다. 이후 2017년 소를 취하해 법적 다툼은 종결됐다.


하지만 한미반도체가 삼성전자에 HBM 장비만 납품하지 않았을 뿐 소송 이후 10년간 삼성전자에 170억원 넘는 거래를 이어가는 등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한국 반도체 장비업계의 대부인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이 별세하면서 한미반도체 측과 만나 TC본더 장비 반입에 대한 논의가 일부 진행됐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100여대의 신카와 장비를 바꾸고 호환성, 안정성 등을 맞춰가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라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수율 향상을 목적으로 임직원 100여 명으로 구성된 HBM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하지만 기존 일본의 신카와 장비가 HBM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수율이 기대만큼 안 나오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슈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태다. 이에 최근 DS(반도체) 부문장으로 전영현 부회장이 왔고, 엔비디아 HBM 퀄테스트 통과와 수율 향상, 생산 효율 등이 절실한 만큼 삼성전자의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퀄 통과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반도체 장비가 경쟁사 대비 효율이 좋고 수율도 높아 삼성 입장에서는 충분히 사용할 만 하다는 평가다. 실제 한미반도체의 단층 본딩 수율은 95% 이상으로 알려져있고, SK하이닉스 역시 HBM 수율이 80% 이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기존 장비를 폐기하고 한미반도체 장비를 사기에는 호환성 문제와 비용 문제 등이 커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재무 여력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수율이 안 나오더라도 일단 급한 불은 끄자는 판단에 신카와 장비를 가지고 HBM을 계속 만들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본딩에서 한번 판을 뒤집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올해 초 '제덱(JEDEC)'에서 HBM4의 패키징 두께 요건을 완화하는 합의를 하면서 도입 시기가 늦춰져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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