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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코인에 투자하는 것일까?
박태우 비스타랩스 이사
2024.02.21 10:00:1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0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픽사베이)

[박태우 비스타랩스 이사] 필자가 블록체인 업계에 발을 들인지 수년이 흘렀지만 여러 번에 걸친 설명에도 여전히 친지를 비롯해 주변 지인들에게 어떤 일을 하는 거냐는 질문을 듣고는 한다. 블록체인이 유난하다기보다는 원래 본인 관심 외 분야의 생리를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단지 '코인 투자'가 가지고 있는 선정적 이미지나 이를 둘러싼 각종 뉴스와 이슈로 인해 더 큰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회사를 흔히 크립토 VC라고 부른다. 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이라는 것이다. 많은 경우에 특정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가상자산에 미리 투자하는데, 사실 투자 대상이 가상자산 또는 관련 자산일 뿐 일반적인 벤처투자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 한편으로 이해가 되는 것은 안 그래도 가상자산이라는 것이 위험해 보이고 내재가치도 없다는데 아직 거래도 안 되는 가상자산에 투자한다는 것이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은 대부분의 투자 행위가 그렇듯 위험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미래에 적지 않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다 비슷해 보이는 가상자산이 사실 여러 가지 유형이 존재하고 가치 발생 메커니즘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비트코인과 같은 유형을 들 수 있는데, 비트코인은 흔히 말하듯 '디지털 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개자 없는 개인 간 송금(P2P)이 가능한 체계로 매우 견고한 보안성을 지녔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려 기능적으로는 활용성이 제한된다. 이마저 아름답지만 가격대비 그다지 쓸모는 크지 않은 금과 유사하다. 다만 금과 같이 어느 한 조직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속성 때문에 중립자산으로서 지정학적인 자산의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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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과 같은 스마트컨트랙트 구동이 가능한 메인넷 블록체인의 경우, 다양한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커다란 클라우드 컴퓨터라고 볼 수 있다. 이 컴퓨터를 사용하면 기존 인터넷과 달리 상대방에 대한 신뢰 없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중고 거래를 할 때 돈을 먼저 보내든 물건을 먼저 받든 누군가는 한쪽을 신뢰해야 거래가 성사된다. 메인넷 블록체인은 상대방과 일면식조차 없더라도 안전하게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에스크로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특정 플랫폼이 안전거래를 보장해주며 수수료를 수취했는데 이더리움은 그조차 필요없는 환경을 구축했다. 단, 이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 코인이 필요한데 이를 통해 이더리움은 중개 플랫폼의 수수료만큼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더리움 메인넷이 이용자에게 이러한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일종의 세금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대가로 이더리움 가상자산을 받는 것이다. 이더리움에서는 중고거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업계약 및 전자상거래, 게임 등 현재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 어찌 보면 한 국가의 경제 생태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더리움 같은 메인넷 블록체인을 하나의 국가로 비유하기도 하는데, 소위 웹3.0라 불리는 블록체인 생태계는 솔라나, 아발란체, 수이 등 여러 국가가 존재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즉, 메인넷 블록체인의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신생 국가의 화폐 및 세금 메커니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웹3.0 서비스 또는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ecenralized Application)이 있는데, 기존에 인터넷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이더리움 같은 메인넷 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말한다. 여느 일반 기업과 같이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데, 그 단위가 이더리움이나 솔라나가 되는 것이다. 디앱 코인 투자자는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때로는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받을 수 있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본 구조인데 단위만 다를 뿐 주식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가상자산의 증권성 시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증권으로 분류되는 것 자체가 어떤 가상자산을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증권 관련 자본시장법은 그 국가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증권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을 규제한다는 것은 해당 국가 영토나 법 테두리에서 운영되는 금융기관 내 활동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웹3.0 서비스는 이더리움 같이 특정 국가 속하지 않는 탈중앙화된 메인넷 위에서 동작한다. 해당 가상자산이 증권이라 할지라도 법적으로 도박 또는 마약화되지 않는다면 서비스 자체가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정부의 통제를 받는 미국의 코인베이스나 국내 업비트가 아니라도 유니스왑 같은 웹3.0 전용 거래소에서 취급될 수 있다. 웹3.0의 이러한 면모는 마치 정부가 해외에서 벌어지는 이슈에 간섭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데,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 메인넷 블록체인의 국가적인 성격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위와 같은 서비스가 매일 수 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관련 가상자산의 가치가 1조달러(약 1335조5000억원)를 넘어가고 있다. 비록 초기 시장으로서 부침은 심하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체계가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세간에서 제기되는 가상자산의 내재가치 논란은 크립토VC 입장에서도 보았을 때 구태의연하다 못해 식상하기까지 하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본격적인 제도권 편입의 시발을 알렸지만 국내 사정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법인 및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투자가 실질적으로 제한돼 있다. 문제는 자본 접근성 제한으로 인해 국내 유수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초기 생존율이 극히 떨어지고 있다. 국내 웹3.0 프로젝트가 전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웹3.0 벤처 투자 여건은 척박하기만 하다. 


작년 일본 최대 통신사업자인 도코모는 웹3.0 기술에 무려 5조6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 정부의 벤처 육성 계획과 더불어 일본의 웹3.0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국내 웹3.0 생태계에 부족한 것은 혁신과 자본이 아니라, 이 둘을 만나게 해줄 제도적 장치와 새로운 도전을 향한 열린 마음이 아닐까 한다.


● 박태우 비스타랩스 이사


박태우 이사는 2011년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학사 학위를, 2015년 Columbia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증권의 채권 애널리스트 및 한화자산운용의 Credit Strategist로 재직하며 10년 넘는 기간 채권 전문가로 활동했다. 또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계열사 두나무투자일임에서 맵플러스를 주도했다. 현재는 가상자산 생태계에 투자하는 크립토VC인 VistaLabs(비스타랩스)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재직 중이다. 


※ 외부 필자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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