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애경산업이 공격적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디자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투입된 R&D 비용만 해도 작년 한해 지출한 금액의 55.7%에 달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 이 회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보니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애경산업이 R&D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유가증권(코스피) 상장을 준비한 2017년부터다. 이전까지만 해도 샴푸와 비누 등 생활용품 시장에서 탄탄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었던 덕에 특별한 R&D 활동 없이도 매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까닭이다. 하지만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면서 생활용품 외 새로운 지속 성장 발판이 필요하다 판단, 2012년 진출했던 화장품 사업의 역량을 이때부터 집중 강화하면서 R&D 비용도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실제 2016년까지만 해도 이 회사는 R&D에 100억원 미만의 금액을 투자했다. 이로 인해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4%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2017년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2.2%나 급증했고, 이후 ▲2018년 136억원 ▲2019년 150억원 ▲2020년 141억원 ▲2021년 141억원 ▲2022년 152억원 순으로 최근 5년(2017~2022년) 새 평균 15.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애경산업의 이러한 R&D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에만 85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6% 증가한 금액이자, 작년 총 투자액(152억원)의 55.9%에 해당하는 수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애경산업은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총 86건의 특허출원 하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디자인보호법에 등록한 주요 지적재산권 역시 이 기간 109건으로 앞단 5년(2012~2016년)에 비해 41건이나 많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애경산업이 연구개발을 통해 개선한 제품들이 시장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단 점이다. 상반기 실적만 봐도 매출이 3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었고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같은 기간 166.7% 급증했다. 이에 시장에선 하반기에도 이 회사가 실적 개선을 위해 적극적 R&D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애경산업이 MZ세대를 타깃으로 디자인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고 채널별 수익성도 회복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애경산업 관계자는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치열한 화장품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도록 과거부터 R&D센터를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독자 기술 연구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내용물 뿐만 아니라 디자인 개발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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