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무신사의 재고자산이 1년 새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입점 브랜드 확대에 따라 직매입 제품이 늘었고 PB(자체 브랜드) 관련 재고도 증가한 영향이다. 회사 측은 매출 성장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했단 입장이지만, 시장은 무신사의 주 고객층이 유행에 민감한 2030세대인 만큼 미리 쌓아둔 재고가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신사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별도기준)은 2367억원으로 전년(1027억원) 대비 130.4%나 급증했다. 입점 브랜드를 늘려 외형을 키운데 따른 관련 재고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무신사의 매출은 2019년 2103억원에서 지난해 6452억원으로 연평균 45%의 성장을 거듭했고, 재고자산 역시 824억원에서 2367억원으로 연평균 42%씩 늘어났다.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 대부분은 이 회사에 수수료를 내고 위탁 판매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무신사의 '상품 및 제품' 재고 대부분은 일부의 직매입 제품과 PB 상품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의 재고자산을 구성하는 항목 중 판매를 목적으로 외부에서 매입한 '상품' 재고는 지난해 1298억원으로 전년(638억원) 대비 103.5% 증가했다. 또한 직접 제조한 '제품' 재고 규모도 114.5%(352억원→755억원) 가량 늘었다. 작년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직매입 제품도 늘었고, 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판매 증가·라인업 확대 영향으로 재고가 쌓인 셈이다.
다만 시장은 무신사 스토어의 주 소비층이 유행에 민감한 2030세대인 만큼 보수적 관점의 재고관리가 필요하단 반응 일색이다. 높아진 재고부담이 향후 이 회사의 유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탄력적인 재고 운영이 필요하단 것이다. 이미 무신사는 작년 재고자산 확대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과 곳간 사정이 모두 악화된 상태다.
무신사의 지난해 별도기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마이너스(-) 715억원으로 전년(1009억원) 대비 음수전환 했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라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규모가 전년 대비 145.8%(931억원→2289억원)나 불어난 영향이 컸다. 또한 현금창출력이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도 56.9%(1533억원→661억원) 가량 줄어든 상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의류는 시기 별로 유행하는 색상과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재고 위험이 높은 편에 속한다"며 "특히 무신사는 유행에 민감한 MZ세대가 주요 고객인 만큼 선제적 재고 확보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급증한 재고가 현금 창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탄력적인 운영이 중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작년 말 재고가 늘어난 건 매출 증가에 따라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한 것"이라며 "게다가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위탁 판매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현재의 재고가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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