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필름·전자재료 사업이 성장 정체기를 맞았다. 글로벌 전자, 디스플레이 수요 감소 탓이다. 이런 가운데 산업자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3675억원, 영업이익 24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사업부문은 산업자재와 화학소재, 필름·전자재료, 패션 등으로 나눠진다. 이중 타이어코드, 아라미드 등 산업자재는 실적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994억원으로 2021년(1480억원)대비 35% 증가했다. 매출도 2조3695억원으로 같은 기간 18.6% 증가했다.
주력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했음에도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필름·전자재료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필름·전자재료는 지난해 711억원의 적자를 냈다. 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8년(144억원 손실) 이후 처음이다.
연매출도 최근 5년간 정체 상태에 있다. 2018년 매출은 5580억원을 기록한 뒤 2019년 5922억원, 2020년 5787억원에서 2021년 6092억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다시 559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필름 사업부문은 포장용 필름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성 필름의 개발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전자재료는 인쇄회로기판(PCB)용에 사용하는 감광성필름(DFR) 제품군과 퀀텀닷(QD) 배리어 필름 등을 생산 및 판매한다.
이같은 부진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글로벌 전자·디스플레이 수요 감소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 필름·전자재료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2021년 80.8%에서 지난해 75.5%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필름·전자재료 회복이 올 하반기에 들어서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객사들이 중국 봉쇄령을 앞두고 재고를 넉넉하게 확보한 만큼 쌓아둔 물량 해소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당분간은 필름·전자재료의 수요 회복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산업자재 성장으로 필름·전자재료의 수익 정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3분기 아라미드 설비를 기존 대비 100% 증설하고 내년 4분기에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지난해 9월에는 베트남 타이어코드 공장을 가동하면서 기존보다 23% 늘어난 10만2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베트남 타이어코드 매출은 2021년 630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 중후반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으로 키우는 아라미드는 지속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라며 "필름·전자재료가 회복될 때까지 버틸 체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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