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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거래정지, USDC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박태우 비스타랩스 이사
2023.03.14 08:13:51
SVB 뱅크런으로 인한 USDC 디페깅...美 국채와 지급준비금 시스템 견고함 확인
USDC 배경 골드만삭스, 이자 없이 자금조달 4%가 넘는 예대마진 비즈니스 매력도 재확인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실리콘밸리뱅크 홈페이지)

[박태우 비스타랩스 이사] 지난 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이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며 파산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SVB는 총자산 2110억달러(약 275조원)에 달하는 실리콘밸리 최대 상업은행이다. 보유자산을 급히 매각하며 18억달러(2조3500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불과 44시간 만에 파산한 것이다. SVB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참고로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총자산은 475조원(약 3650억 달러)이다. 


그런데, USDC 발행사인 서클이 330억달러(4조3000억원)가량의 지급준비금을 SVB에 예치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가상자산 시장 내 파장이 일었다. USDC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데, 1달러여야 할 USDC가 주말 중 0.83달러까지 하락한 것이다. 투자자로서는 지난해 루나(달러 페그 붕괴)와 FTX(예치금 손실)까지 겪었는데, 이번엔 두 가지 케이스가 합쳐진 모양새인 데다 상대가 미국 은행이라니!


결론부터 얘기하면, 미국 재무부가 SVB 예금 상환을 보장해 줌으로써 상황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드러난 사실만 보면 USDC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었다. 서클은 USDC 발행량의 80%가량인 310억달러(40조4400억원)를 단기 미국채로 보유 중이다. 파산 시에도 예금 채권자 손실에 앞서 160억달러(20조8700억원)의 자본이 완충 역할을 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SVB의 만기보유증권 잠재 손실은 152억달러(19조8000억원)로 결코 작지 않지만 자본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였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은행이 단기로 조달하여 장기에 투자해서 발생한 만기불일치가 원인으로, 예금자는 전체 또는 최소 상당 부분을 상환받을 수 있어 해당 손실규모는 제한적이었다. 다만, 아직 드러나지 않은 위험과 USDC 이용자의 급격한 인출 요구에 대응이 가능할지 우려가 남아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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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서클이 보유한 단기 미국채는 유동성이 높아 큰 어려움 없이 인출 요구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USDC 사업은 이자 없이 자금을 조달해 단기채 및 예금에 투자하는 4%가 넘는 예대마진의 비즈니스다. 400억달러(52조1800억원)가 넘는 발행량을 고려했을 때 앉아서 16억달러(2조900억원) 이상 벌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것이다.


서클의 주요 주주 중 하나가 미국의 골드만삭스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매력적인 사업을 망하도록 놔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 330달러의 SVB 예치금이 일정 시간 묶인다 하더라도, 유동성 공급 및 더 나아가 증자를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SVB 파산은 USDC 붕괴 우려라는 국지적 사안보다는 근본적으로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에 서술했듯이 상업은행이라는 구조적 특성상 예금자의 최종 손실은 크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가장 우려됐던 것은 은행에 대한 대중의 신뢰 훼손으로 뱅크런이 다른 은행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다. 이야말로 글로벌 금융시장 메커니즘이 무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그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기에 미국 규제당국이 손 놓고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SVB 파산을 두고 2008년 리만 사태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예금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1500억달러(195조6800억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며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자넷 옐런 미 재무부장관은 구제금융이 불가하다며 못 박으며 시장은 또 한 차례 술렁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구제금융이 유행하면서, 은행을 살리는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학습된 경향이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두 사태 원인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리만 브라더스가 무너진 것은 대규모 투자 손실로 대차대조표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혈세가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기에, 월가 점령 시위에서도 보다시피 정치적 부담이 상당했다. 그런데, SVB의 경우 만기불일치 문제로 손실 보전이 아니라 시간만 벌어줘도 예금자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는 사안이다.


예를 들어, 일단 예금자들에게 돈은 돌려주고 시간을 두고 SVB 자산을 회수하면 되는 것이다. 부수적으로, 불안심리를 해소하며 다른 은행으로 뱅크런이 번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국민의 자산을 보호한다는 정치적 명분 또한 뒷받침할 수 있다.


2013년 유럽 부채위기 당시, 유럽 전역에서 뱅크런 조짐이 보이자 유럽 중앙은행인 ECB는 LTRO(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s)라는 무제한 유동성 공급 정책을 펼치며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LTRO 정책 요지는 결국 예금자가 돈 못 찾을 걱정만 안 하게 해 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핵심은 결국 금융기관들의 신용이며, 그 중심에는 상업은행이 있다. 초고위험 투자 손실을 입었던 리만과 달리 상업은행은 적절한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대응이 가능하고, 옐런 재무부장관의 구제금융 불가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예금 보장 카드를 통해 사태 진화에 나섰으며 잠시 돈을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혈세 투입 없이 구제금융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가상자산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USDC는 이번 사태를 통해 유동성 대응 능력에 대한 테스트를 받은 셈이다. 은행에 돈을 맡긴 결과가 이렇게 돌아온 다는 것이 좀 억울할 수는 있다. 다만 잘 넘어가면 미국 국채와 은행 예금에 기반한 지급준비금 시스템의 견고함을 재확인시키는 기회다. 이를 발판 삼아 평소 위상을 되찾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박태우 비스타랩스 이사

박태우 이사는 2011년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학사 학위를, 2015년 Columbia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증권의 채권 애널리스트 및 한화자산운용의 Credit Strategist로 재직하며 10년 넘는 기간 채권 전문가로 활동했다. 또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계열사 두나무투자일임에서 맵플러스를 주도했다. 현재는 가상자산 생태계에 투자하는 크립토VC인 VistaLabs(비스타랩스)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재직 중이다. 


본 내용은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손실 및 손해 등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 외부 필자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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