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메리츠증권이 매입한 투비소프트의 전환사채(CB)가 새 주인을 찾아 시장에 매물로 풀리고 있다. 투비소프트가 메리츠증권의 상환 요구에 대응해 CB 취득에 나서면서다. 재무여력이 충분치 않은 투비소프트는 사채권의 일부를 취득한 후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에게 재매각해 취득 자금을 확보하는 단계적 상환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비소프트는 메리츠증권의 권면 300억원 규모 13회차 CB에 대한 상환압박을 받고 있다. 이 사채권은 지난해 12월 8일 투비소프트의 신규사업자금(240억원) 및 운영자금(60억원) 조달을 위해 발행됐다. 이자율은 표면ㆍ만기 각각 2%, 5% 수준으로 책정됐다.
최초 전환가액은 2250원으로 설정됐는데, 올해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차익에 따른 이익 실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최저조정가액이 500원으로 설정돼 장기적인 유보도 가능하지만, 메리츠증권은 당장 투자금 회수를 선택한 모양새다.
투비소프트는 현재까지 70억원, 30억원, 110억원씩 세 차례에 걸쳐 메리츠증권으로부터 CB를 취득했다. 3분기말 기준 보유현금이 47억원에 불과해 사채권 전량을 일시에 상환하기 어려운 만큼 상환자금이 마련되는 대로 단계적 상환절차를 밟는 모양새다. 또한 상환을 통해 취득한 CB를 다른 FI에게 재매각해 취득자금을 재차 마련하는 '차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당초 계약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현 시점을 기준으로 3~3.5% 수준의 이자수익을 얻게 됐고, 투비소프트는 취득한 CB물량을 권면 가격 이상의 금액으로 새 투자자에게 재매각해 소소한 차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비소프트는 지난 10월 11일 13회차 CB 권면 70억원을 취득했으며, 이자를 포함한 72억4900만원을 메리츠증권에 지급했다. 이후 이틀 뒤 '마노조합 외 2인'을 대상으로 해당물량을 71억원에 재매각했다. 이어 같은달 25일 30억원 물량을 31억원에 취득해 '에프앤에프 외 2인'을 대상으로 30억6000만원에 매각했다.
이달 14일에는 110억원 규모의 물량을 113억4500만원에 취득했다. 또 다른 인수자를 물색해 해당 물량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은 약정에 따른 이자수익을 얻고, 투비소프트는 재매각 차익을 활용한 금융비용 절감을 이뤄내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CB는 다수의 FI들을 대상으로 폭넓게 배분되고 있으며, 새 FI들은 투비소프트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투비소프트는 재매각 차익을 통해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환 후 실질적인 소각 물량이 없는 데다 이달 8일을 기점으로 재매각 CB의 전환청구가 가능해져 언제든지 대규모 신주물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주가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