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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항공사, 눈덩이 결손금·뛰는 채권 이자 '이중고'
김수정 기자
2022.12.01 08:00:22
②금리 인상 여파에 이자 부담 '턱밑'…대주주 지원도 한계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6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팬데믹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저가 항공사(LCC)들이 자구책으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이자 폭탄과 결손금 확대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백기사 노릇을 해왔던 대주주들 역시 곳간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 저가 항공사들은 올 하반기부터 해외로 항공기를 띄워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팬데믹 직격탄 LCC…영구채 발행 러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020년 첫 해 제주항공을 이용한 탑승객은 전년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멈추면서 실적 직격탄을 맞았고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구안으로 영구채를 택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0년 2건, 지난 2021년 1건의 영구채를 잇따라 발행했다. 총 76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도움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다른 저가 항공사들도 사정은 같았다. 에어부산은 지난 2020년 5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사채를 전액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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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선택은 국책은행이나 대주주의 도움으로 자금을 조달해 유상증자보다 비교적 수월하고 자본으로 인정돼 일반 회사채 대비 재무구조 부담이 덜했기 때문이다. 필요시 연장도 가능해 사실상 만기가 없다는 점 역시 저가 항공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찍어낸 이유다. 


◆2년 뒤 이자율 껑충…자본 깎아 먹는 이자


2년 뒤 엔데믹 시대가 도래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대형 항공사들은 항공 화물 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여객 수요 감소로 회복이 더딘 저가 항공사들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여전히 영구채로 연명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저가 항공사들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이 2020년 발행한 영구채 가운데 한 건은 조만간 이자율이 오른다. 발행 금리 조건을 보면 발행일로부터 2년 후 최초 이자율에서 연 2.5% 조정금리가 추가된다고 기재됐다. 이를 두고 스텝 업 조건이라 부른다. 조정금리는 2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에 연동된다. 최초 이자율이 2.3%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소 두배 이상 금리가 뛴다는 얘기다. 


진에어 역시 지난 10월 620억원의 국내 무기명식 무보증사채(채권형 신종자본증권)를 발행했다. 표면이율은 8.6%다. 앞서 진에어는 7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했는데 해당 증권의 이자율이 6.80%인 것을 감안하면 더 높은 금리 조건에 새 영구채를 발행한 셈이다. 


영구채 이자는 배당처럼 이익잉여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회계 처리된다. 문제는 저가 항공사들이 이미 상당 규모의 결손금을 떠안고 있단 점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결손금 규모는 제주항공이 5047억원, 에어부산 5682억원, 진에어 3396억원 등이다.

  


◆대주주도 허리 휜다…국제선 증편 '고무적'


저가 항공사들은 영구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대주주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지금도 자금 확보 방안으로 유상증자를 병행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에어부산에 지난 2020년 800억원과 작년 1600억원을 연달아 출자했다. 대한항공에 지분을 넘기기 전 한진칼도 진에어에 2020년 516억원을 지원한데 이듬해 567억원을 추가 수혈했다. 


제주항공은 3년 연속 증자를 단행했다. 백기사는 대주주인 AK홀딩스다. AK홀딩스가 최대한 많은 증자 물량을 책임져야 실권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AK홀딩스가 지난 3년간 제주항공에 지원한 금액은 약 2700억원에 달했다.


저가 항공사의 어려움이 대주주의 재무적 압박으로 이어진 셈이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은 곳은 외부 차입까지 감행했다. AK홀딩스는 잇따른 신규 차입으로 단기 차입금 잔액이 지난 2019년 1481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2951억원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계속된 순손실로 증자 효과도 단기간에 그쳐 지원 여력이 크지 않은 대주주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란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하반기부터 닫혔던 국제선이 운항을 재개하고 있단 점은 긍정적이다. 다음달에도 저가 항공사들은 정부의 인가에 따라 일본, 태국, 베트남 등 일부 노선을 재개하는 한편 증편에 따른 점검이 한창이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는 저가 항공사의 주 먹거리 노선이었다. 실제 하반기 매출이 가장 많이 뛴 노선도 일본, 동남아시아 등 국제선이었다. 올 3분기에만 제주항공은 동남아 노선 운영으로 4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3분기 전체 여객 매출(1683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여객 운송 매출 비중이 작년 3%에서 올들어 15%로 뛰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재무 기반이 튼튼하지 않아 추가 자금 지원 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저가 항공사 수혜가 예상되는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이 풀리고 있단 점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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