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반도체 디자인 서비스기업 알파홀딩스가 올해 급격한 실적악화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사채(CB) 리픽싱(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반기보고서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한 데다 관계기업 투자손실 항목에서 막대한 영업손실이 발생해 감사의견이 한정을 받은 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알파홀딩스는 하반기 비효율사업 청산과 신규고객사 유치를 통한 실적 개선으로 CB 리픽싱 악재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알파홀딩스는 반기보고서에서 상반기 매출 484억4400만원, 영업손실 13억1200만원, 당기순손실 72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358억9100만원) 대비 34.97%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전년(26억8100억원 손실) 대비 감소했다. 당기손손실 역시 전년(49억3100만원 손실) 대비 적자폭이 48% 가량 늘었다.
특히 증권 평가손실 등 금융비용 60억원과 관계기업 투자손실 12억원이 적자폭 확대의 주요한 원인이 됐다. 알파홀딩스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로는 ▲알파바이오랩스 ▲알파솔루션즈 ▲알파머티리얼즈 ▲알파네트웍스 ▲팬아시아바이오1호펀드 ▲피플스파마코리아 등이 있다.
알파홀딩스는 반기보고서가 공개된 지난달 16일 회계법인의 반기 감사의견 부적정을 공시했다. 회계법인은 "관계기업 투자주식의 지분법 회계처리와 한송네오텍 인수와 관련한 선급금에 대한 회계처리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는 사유를 들었다.
결국 다음날인 8월17일 알파홀딩스 주가는 전일(2285원) 대비 하한가를 기록하며 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오다 9월6일 종가로 1390원을 기록했다.
한 달새 급격한 주가 하락을 반영해 알파홀딩스의 CB 역시 대대적인 전환가액의 조정을 받았다. 현재 알파홀딩스의 미상환 주권관련 사채는 9~12회차 CB다.
먼저 지난달 29일 9회차, 11회차 CB는 전환가액이 각각 2430원, 2440원에서 1600원으로 조정됐다. 10회차 CB는 이달 1일 2425원에서 1550원, 12회차 CB는 지난 2일 2420원에서 1530원으로 각각 전환가액이 내려갔다.
회차별로 보면 9회차는 60억원 규모이며, 한송네트웍을 대상으로 발행됐다. 10억원에 대한 상환이 완료됐으며, 잔여 50억원에 대해 전환가액 1600원을 기준으로 전환청구시 312만5000주가 발생하게 된다. 전환청구가능 기간은 이달 29일부터다.
10회차는 전량 상환됐다. 50억원 규모로 발행된 11회차 CB는 30억원을 상환해 20억원이 남아 있다. 인수자는 관계기업인 휴먼엔이며, 현재 전환청구가 가능한 시점이다. 잔여 20억원에 대해 전환가액 1600원을 기준으로 주식전환시 125만주가 발생할 수 있다.
12회차 CB는 인피니트테크펀드2호가 60억원 규모를 전량 배정받았으며, 내년 3월 2일부터 주식전환이 가능하다. 전환가액 1530원을 기준으로 392만1568주가 주식으로 전환된다.
알파홀딩스는 대대적인 CB 리픽싱에 따라 잠정 주식전환가능 물량의 합계가 829만6568주에 달하는 상황이다. 현재 주식총수 2691만7635주 대비 30.82% 수준의 물량이다. 현재 알파홀딩스의 주가가 잔여 CB의 전환가보다 낮게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리픽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알파홀딩스는 9~12회차 CB중 단순 재무적투자자(FI)로서 엑시트 가능성이 높은 것은 9회차 50억원 물량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잔여 CB의 실질적 투자자도 전략적투자자(SI)로서 파트너쉽 관계에 있어 오버행(잠재적 매도 리스크) 우려가 적다고 설명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하반기 이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홀딩스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비효율 사업을 연내 청산을 계획이며, 이에 따라 30억원 규모의 순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신규 고객사 확보에 따라 50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이 큰 폭의 리픽싱을 겪을 경우 기존 주식의 가치 하락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그간의 CB상환 이력과 함께 투자자의 CB보유 목적이 단순투자인지, 경영참여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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