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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커가는 제넨셀 천연물신약 의지
김새미 기자
2022.06.02 00:00:22
32만평 담팔수 재배단지 임대…대상포진·코로나치료제 개발 중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0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2만 여평에 이르는 담팔수 재배단지 중 한 곳의 모습. 아직 발목을 살짝 넘는 높이의 담팔수들이 자라고 있었다.

[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32만 여평의 재배단지에는 아직 종아리를 넘지 않는 정도 높이의 조그마한 담팔수들이 심겨져 있었다. 불과 2~3년만 지나도 곧 나무로 자라 풍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게 잘 와닿지 않을 정도였다. 제넨셀은 이 담팔수 재배단지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천연물신약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팍스넷뉴스는 26일 제주도에 위치한 제넨셀의 담팔수 육묘장과 재배단지를 방문했다. 제넨셀은 지난달 제주 고양부삼성사재단과 본계약을 통해 10년 임대 조건으로 해당 토지를 확보했는데, 그 규모만 31만6000평에 이른다. 


담팔수 묘목(좌)와 성목(우)의 모습

담팔수는 추위에 약해 국내에서는 제주와 남해안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지만, 제주에서는 종종 담팔수 나무가 가로수로 쓰일 정도로 비교적 흔한 식물이다. 담팔수가 제주에서 가로수로 선호되는 이유는 2~3년만 지나도 나무로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른데다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이다. 제넨셀은 제주관광대에 있는 담팔수 나무에서 무료로 잎을 떼서 원료를 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주에서는 담팔수 잎을 구하기 어렵지 않은데도 제넨셀이 굳이 담팔수 육묘장과 재배단지를 구축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이성호 제넨셀 대표는 "천연물신약은 환경이나 재배시기에 따라 약물 효능 성분이 달라질 수 있어 무엇보다도 자체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제넨셀은 약 2000여 종의 식물자원을 분석해서 쌓은 데이터와 정보를 갖고 있으며, 그걸 바탕으로 송당 일대에 32만 평 규모의 재배단지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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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넨셀은 가공 전 원료 1000톤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연내 가공시설도 설립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재배단지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담팔수 뿐 아니라 용아초, 오배자 등도 키워 이를 이용한 파이프라인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제넨셀은 현재 농업회사법인 연리지, 트리즈바이오텍을 통해 담팔수를 위탁재배 하고 있다. 농업법인을 활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질적인 경작에는 농업인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농업인들이 속해있는 기존 농업법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농업법인을 활용하면 정부 지원을 받기 용이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연리지는 지분 관계가 없는 협력사며, 담팔수 재배단지 간리를 담당하고 있다. 제넨셀이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트리즈바이오텍은 담팔수 등 원료 식물 재배를 맡고 있다.


담팔수 육묘장의 모습. 이 곳에서는 담팔수 씨앗 13만5000본이 심겨져 있다.

담팔수가 재배단지로 오기 전 단계를 살펴보기 위해 육묘장에도 방문했다. 육묘장에는 담팔수 씨앗이 13만5000본이 심겨 자라고 있었다. 발아율을 75%라고 가정했을 때, 10만본이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게 양 대표의 계산이다. 이는 코로나치료제 기준으로 5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담팔수 씨앗을 들고 육묘장 관리에 대해 설명하는 양승연 연리지 대표

양승연 연리지 대표(사진)는 "제가 들고 있는 담팔수 씨앗이 1차 발아가 되면 개별 포트로 옮기며, 이게 발아까지는 40일 정도 걸리고, 발아된 것을 개별포트로 옮겨서 재배단지로 가면 약 2년 정도의 성장 과정을 거쳐 잎을 수확한다"며 "수확된 잎은 건조하고 분쇄돼서 원료로 추출돼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제넨셀 육묘장 주변에서는 작은 실험도 이뤄지고 있었다. 최근 제넨셀은 용암해수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 용암해수를 담팔수 재배에 적용해보고 있는 것이다. 용암해수란 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의해 여과돼 육지의 지하로 스며든 물로, 미네랄과 영양염류가 풍부한 게 특징이다. 이성호 대표는 용암해수가 담팔수의 성장속도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유효성분을 늘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되면 용암해수를 농업용수로 판매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제넨셀 육묘장 주변에서 용암해수 재배 실험 중인 모습. 언뜻 봐도 가장 앞줄에 있는 담팔수의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줄일수록 용암해수의 농도가 짙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넨셀은 담팔수를 원료로 한 신약후보물질 'ES16001'를 대상포진 치료제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원래 대상포진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다가 담팔수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든 것이다.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대상포진 치료제는 이달(6월) 환자 투약을 개시하게 된다. 코로나19 치료제는 국내 임상 2/3상을 시작해 지난달(5월)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오는 10월까지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내년까지 임상 3상을 마칠 계획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시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이성호 대표는 "우리(제넨셀)가 개발하는 코로나 치료제는 '타미플루'처럼 보면 된다. 지금은 신종플루로 죽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상비약처럼 보유하듯이 우리 치료제도 그렇게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S16001가 코로나19 치료뿐 아니라 해열 작용 등 신체를 편안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엔데믹 시대의 상비약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S1600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천연물신약의 특성을 살려 적응증을 확대해나간다는 게 제넨셀의 계획이다. 이 대표는 "천연물신약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다중표적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고 그 말은 곧 변이바이러스에도 상당히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라며 "ES16001의 적응증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넨셀의 또 다른 포부는 이번 신약 개발을 통해 천연물 신약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고, 국산 천연물신약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천연물신약은 다른 의약품과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통해 허가를 받고 있음에도 한약, 민간요법 등과 유사한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상용화가 어렵다는 편견 때문에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도 많지 않다는 게 천연물신약 개발 업계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천연물신약이 가진 강점을 살려 신약 개발에 성공하겠다는 게 제넨셀의 의지다. 천연물신약은 여러 가지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40% 이상의 천연물 함유 성분은 합성의약품으로 제조할 수 없다. 또한 천연물신약은 다중표적치료가 가능하면서 안전성이 높아 장기 복용할 수 있어 만성질환 치료에 적합하다. 이성호 대표는 "천연물신약 개발 성공을 통해 국산 천연물신약에도 저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제주 송당 일대의 담팔수 재배단지를 소개 중인 이성호 대표

한편 제넨셀은 2016년 8월 설립된 항바이러스 신약 등 천연물 기반 의약품과 식품을 연구개발하는 업체다. 제넨셀은 지난해 10월 의료기기업체 세종메디칼로부터 113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최대주주가 세종메디칼로 바뀌었다. 세종메디칼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제넨셀의 지분 13.55%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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