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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독파모 4파전, 8월 승부…독자성·활용성 판가름
최령 기자
2026.04.15 11:00:16
②LG·SKT·업스테이지·모티프…기술·산업 적용 동시 검증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5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제미나이)
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게임 체인저'가 됐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대한민국을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범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예산 투입과 'AI 고속도로' 구축, 소버린(Sovereign) AI 확보 등은 기술 주권을 지키기 위한 담대한 여정의 시작이다. 딜사이트는 정부의 AI G3 로드맵을 심층 분석하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최령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가 4개 정예팀 체제를 확정하고 오는 8월 2차 단계평가를 앞두고 있다. 1차 평가에서는 '독자성'이 탈락 기준이었다면 이번 2차는 기술 성능에 더해 실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과 확장성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경쟁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한국 AI의 가시적 성과가 있다. 스탠퍼드대 사람중심AI연구소(HAI)가 13일(현지시각) 발표한 'AI 인덱스 2026'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에서 미국(50개)·중국(30개)에 이어 3위(5개)를 기록했다. 인구 10만명당 AI 특허 수는 14.31개로 2년 연속 세계 1위다. 독파모 프로젝트는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갈 다음 승부처로 꼽힌다.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 등 기존 3개 팀은 6월 말까지, 추가 공모를 통해 합류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7월 말까지 모델 개발을 마친 뒤 8월 초 2차 평가에 임한다. 최종적으로 2개 팀이 선발되며 선정된 팀에 한해 2027년 상반기까지 엔비디아 B200 GPU와 데이터 공동 구매·구축·가공 지원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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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평가 종합 1위를 차지한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은 매개변수 2360억개 규모의 프런티어급 모델이다. MoE 구조에 하이브리드 어텐션 기술을 적용해 메모리와 연산량을 약 70% 절감했으며 벤치마크·전문가·사용자 평가 전 부문 최고점으로 90.2점을 기록했다. 'AI 인덱스 2026'에서도 2025년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 4개를 기록해 딥시크·칭화대와 동급으로 집계됐다. 2차 단계에서는 최근 공개한 비전-언어 모델(VLM) '엑사원 4.5'를 기반으로 K-엑사원의 모달리티 확장에 나서고, 궁극적으로 물리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인텔리전스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SK텔레콤의 'A.X K1'은 국내 최초 매개변수 519B급 초거대 모델이다. NIA 벤치마크 평가에서 LG AI연구원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2차 단계에서는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나 이미지·음성·영상을 아우르는 옴니모달 모델로의 확장을 예고했으며 학습 언어도 5개국어로 넓힌다. SK그룹 멤버사 20여개 기관과 활용 생태계 구축도 병행한다.


업스테이지는 LG AI연구원과 함께 1차 평가 글로벌 개별 벤치마크에서 만점을 획득했다. 대기업 중심의 경쟁에서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1차 평가를 통과했다. 차세대 오픈소스 모델 '솔라 오픈2'는 현재 절제 실험(어블레이션) 진행 중으로 전작 대비 2~3배 성능 향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단계를 겨냥해 모델 규모를 기존 100B에서 200B로 두 배로 키우고 스탠퍼드대 최예진 교수·뉴욕대 조경현 교수 등 글로벌 석학을 컨소시엄에 합류시켜 연구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후발 합류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외산 오픈소스 모델 구조를 차용하지 않는 순수 독자 설계 철학을 선정 근거로 인정받았다. 현재 모레·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삼일회계법인 등 17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300B급 추론형 LLM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를 310B급 시각언어모델(VLM), 320B급 시각언어행동(VLA) 모델로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1차 평가에서는 '독자성'이 사실상 탈락의 기준이었다. 성능 상위권에 올랐던 네이버클라우드는 해외 가중치 활용 문제로 독자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실제 정부는 모델 설계부터 사전학습까지 자체 수행을 독자성의 최소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2차 평가에서는 기준축이 활용성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 성능뿐 아니라 실제 AX 적용 가능성과 확장성, 산업 현장 파트너십까지 평가 요소에 포함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4개 팀 모두가 안고 있는 공통 과제는 데이터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이달 초 독파모 참여 4개 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데이터 확보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LG AI연구원은 저작권을 포함한 데이터 활용 규제의 합리적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도서 데이터화,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면책 규정 마련, 국가 자격시험 풀이 해설 등 전문가 사고 과정 중심 데이터셋 구축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SK텔레콤은 공공 제공 데이터를 재가공 없이 학습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검증·정제 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공공 생산 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한 라이선스 문제 해소와 민감 정보 처리에 대한 민간 부담 완화 지원도 건의했다. 모티프는 개별 기업이 대규모 한국어 사전학습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고품질 한국어 사전학습 데이터셋 공동 구축·운영을 제안했다. 원천 데이터 확보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행 지원 사업의 한계도 언급하며 데이터 후처리·가공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위원회는 앞서 지난 2월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범용 AI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 국가데이터통합플랫폼 기반 민간·공공데이터 품질 고도화, AI 학습·평가 목적의 저작물 활용 생태계 활성화 등 데이터 확보·활용 지원 과제를 포함시킨 바 있다. 모델 개발 기간인 6·7월 말 이전에 관련 인프라와 법제도 정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8월 평가를 앞두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모델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정작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한국어 데이터와 저작권 문제는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불가능한 영역에 와 있다"며 "8월 2차 평가 이전에 정부 차원의 데이터 가공 지원과 규제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다면 자칫 알맹이 없는 기술 경쟁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차 평가가 '가짜 독자 모델'을 걸러내는 변별력의 과정이었다면 2차 평가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체급과 실용성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라며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모델이라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 비용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국가 대표 모델로서의 상징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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