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비트플래닛이 신·구사업 둔화에 대응해 비용 구조와 투자 우선순위 재정비에 본격 착수한다.
주력 수익원인 시스템통합(SI) 사업과 신규 축인 디지털자산전략(Digital Asset Strategy·DAS) 사업 모두 대외 변수에 노출된 만큼,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경영 기조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플래닛은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앞서 비용 효율화 및 투자 우선순위 조정안을 전방위로 논의 중이다.
◆신·구사업 외부 리스크에 '진퇴양난'
이 같은 움직임은 주력 SI 부문과 신규 DAS 부문이 모두 외부 리스크에 노출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SI 부문에선 지난해 소프트웨어진흥법·지방계약법 등을 위반한 사유로 '11개월 공공 입찰 참여 제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기준 공공 ITS 부문 매출(153억원)이 전체 매출(248억원)의 61.9%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 전반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11개월이란 제한 기간이 중대 처벌에 해당하는 만큼, 원안이 쉽사리 뒤집히진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기존 매출 감소 흐름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비트플래닛 매출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4.4% 감소했다. 주력 사업의 외형이 이미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공 입찰 제한까지 겹치면서 실적 방어 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DAS 부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비트플래닛은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 하에 비트코인 매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최대주주 변경 이후 1년이 채 안 돼 비트코인 누적 보유량 300개를 채우기도 했다.
다만 최근 중동전쟁 장기화로 비트코인 시세 변동성이 급등하면서 매집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가상자산 시장이 장기 침체 조짐을 보이는 만큼, 막대한 평가손실만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금 확충 등 재무전략 다각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글로벌 최대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인 미국 스트래티지은 최근 '13주 연속 매집' 기록을 뒤로하고 매수 활동을 일시 중단하며 숨 고르기에 나서기도 했다.
◆ 원가 줄었지만 자산 효율은 악화
이처럼 신·구사업 양대축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비용·운영 효율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이 회사의 매출원가는 ▲2023년 421억원 ▲2024년 288억원 ▲2025년 213억원으로 연평균 28.8% 감소했다.
문제는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 구조 개선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기업의 자산 활용 효율을 보여주는 자산회전율은 2024년 0.6회에서 2025년 0.4회로 하락했다. 이는 자산 규모가 늘거나 유지되는 동안 매출 창출 속도가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보유 확대와 기존 사업 매출 둔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운전자본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영업활동에 투입된 운전자본은 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영업 과정에서 묶이는 자금 규모가 커진 만큼 재무 유연성은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 비트코인 매집보다 인프라형 신사업에 무게
이 때문에 시장에선 비트플래닛이 단기적으로는 투자 우선순위 재조정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 수익원인 SI 사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고변동성 자산 매집에 자금을 계속 투입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사업화 경로가 분명한 신규 영역에 자본을 배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성장 투자 자금을 단순 자산 매집보다 실물 인프라와 운영형 사업에 더 배분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특히 신사업 확대 과정에서 SI 안정성에 기대온 점을 고려하면 '선택과 집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당장 수익·재무 측면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가상자산 매집 활동은 후순위로 미뤄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 자리에 AI데이터센터(AIDC) 운영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유통 등 신규 사업군이 대신 자리할 전망이다. 실제 비트플래닛은 최근 수도권 인근에서 데이터센터 입지 및 사업구조 등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전력 수급부터 냉각 여건까지 종합적인 사업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이는 성장투자 자금 및 방향을 기존 비트코인 매집에서 신규사업 인프라로 대거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비트코인 채굴 등 신규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나갈 전망이다.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AIDC 신사업과의 연관성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현재 비트플래닛은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해 글로벌 파트너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비트플래닛 관계자는 "판관비부터 자산회전율까지 비용 전반을 점검하며 수익성 관리를 병행하고, 프로젝트별 투자 우선순위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단기 비용 절감보단 사업 확장이 가능한 지속성을 갖추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비트코인의 경우 재무 상태에 따라 현금과의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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