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비트플래닛이 '비트코인 트레저리' 등 신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재무적 기반이 휘청이고 있다. 주 수익원인 공공 시스템통합(SI) 사업 부문이 당국의 제재로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SI 수익 안정성을 자신한 비트플래닛으로선 추후 경영환경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플래닛은 최근 주 수익원인 SI 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다각적인 활로 모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매출 99% 쏠린 '공공 SI'…11개월 입찰 금지 '날벼락'
비트플래닛은 박재한 대표가 이끄는 'SI 사업' 수익성에 기반해 신규 사업군을 본격 확대 중이다. 과거 이 회사는 하드웨어 기업에서 보안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정부부처·공공기관 대상 보안시스템 수주에 물꼬를 트며 연달아 대규모 SI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이 같은 사업 집중도는 막대한 매출 비중으로 이어졌다. 비트플래닛은 지난해 기준 교육SI 부문(94억원) 및 공공 ITS 부문(153억원)에서 2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248억원)의 99.6%에 달한다.
교육부문을 제외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ITS'만 떼고 보더라도 전체 매출의 61.9%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공공 ITS 매출 비중(41.6%) 대비 20.3%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인력 비율만 봐도 SI 집중도가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SI 부문 임직원은 129명으로, 전체 직원수(148명)의 87.2%에 달한다.
◆ 소송으로 '시간 벌기' 중이나 패소 가능성에 긴장
이런 상황에서 비트플래닛은 당국으로부터 11개월간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대상 SI 입찰참여 금지' 조치를 받았다.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다. 관련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진흥법 및 지방계약법을 일부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소프트웨어진흥법에선 '하도급 제한'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아울러 지방계약법 측면에선 부정계약 등 계약질서 일부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경우 공공사업 입찰 참가에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비트플래닛은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취소' 소송을 통해 대응 중이다. 소송 과정에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어 최종 판결 전까지는 입찰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데다, 11개월이라는 처분 기간 자체가 위반 사안의 중대성을 말해준다.
2심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비트플래닛은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 절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교육청의 대규모 디지털플랫폼 구축 사업 등 최근 수주한 계약들이 존재하지만, 신규 수주가 끊길 경우 중장기적인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확보는 불가능해진다.
비트플래닛 SI 사업 전반이 공공 입찰을 통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업 중단 선고로도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기준 총매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거래처 관련 매출은 207억원으로, 전체 매출(248억원)의 84.5%에 달한다.
◆시장선 "가상자산·AIDC 등 신사업 확장 불똥 튈라"
본업의 위기는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가상자산전략(DAS) 부문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비트코인 채굴, AI 데이터센터(AIDC) 운영, GPU 유통 등 신규 사업들은 모두 초기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본업인 SI 사업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이 이들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토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가상자산 채굴 및 스테이킹 등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이와 동시에 최우영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비트코인 매집·보관·채굴 등 가상자산전략(Digital Asset Strategy, DAS) 사업을 새 먹거리로 키우기 위한 복안이다. 실제 이 회사는 최근 비트코인 누적 보유량이 300개에 도달하는 등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동 전쟁 이슈로 인해 당장 힘을 싣고 있는 가상자산 부문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둔화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비트코인 매집이 중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대표 트레저리 기업인 미국 스트래티지는 최근 주가가 일부 하락하고 비트코인 매수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비트플래닛은 SI 사업 수익·안정성을 앞세워 스트래티지와의 차별화를 꾀해 왔다. 부채 기반 레버리지와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 전략에 기댄 스트래티지와는 결이 다르다는 이유다. 다만 최근 회사를 덮친 규제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경영 전반이 크게 휘청일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최근 새 먹거리로 떠오른 ▲비트코인 채굴 ▲AIDC ▲GPU 유통 등 신규사업 부문도 즉시 정체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환을 꾀하는 비트플래닛은 SI 사업 부문에서 스트래티지와 차별화를 꾀하며 사업·경영 안정성을 강조 중"이라며 "다만 공공SI 입찰 참여 자체가 제한된다면 사업·경영 기반이 급속도로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똘똘한 수익원 없이는 신사업 전환·확대가 크게 더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도 단기간 내려앉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비트플래닛 측은 "내부적으로 추가 확인해 봤으나, 별도로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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