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대한항공이 기내식 내재화를 위해 6년 전 매각했던 대한항공C&D서비스(이하 C&D)를 다시 사들이면서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매각대금 7500억원에 더해 차입금 보증까지 부담하게 되면서 실제 부담이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커진 데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으로 환율과 항공유 가격이 치솟으며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객 수요가 위축돼 기내식 발주량이 줄면 C&D의 수익성이 흔들리고, 이는 차입금 이자 상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기내식 사업을 일원화하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 고환율·고유가 변수 등장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0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던 C&D를 지난 달 초 7500억원에 재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약정은 C&D가 보유한 약 7100억원의 차입금 관련 금융 비용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대한항공이 부족 자금을 지원하거나 보증하는 구조다. 매각대금 7500억원에 자금보충약정 대상 차입금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이 떠안는 실질 부담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커진다.
대한항공과 C&D의 재무 여력을 감안하면 당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개별 기준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조4925억원이고,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4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D는 2024년 기준 영업이익 82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환율과 항공유 가격이 동시에 뛰며 항공업계 전반의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싱가포르 주간 평균(3월 20일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97달러로, 충돌 이전인 2월27일의 99.4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원·달러 환율 역시 1440원대에서 1500원대로 상승했다. 항공 연료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 상당수도 달러로 결제된다.
◆ C&D 금융비용 부담 여전…대한항공 전이 가능성
문제는 이런 대외 악재가 여객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내식 수요에도 영향을 미쳐 C&D의 올해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다. 실제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등은 항공편 축소 등 대응에 나섰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와 환율 흐름은 국내 항공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이미 C&D는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이자로 지출하고 있어 재무적 완충 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다. 2024년 말 기준 C&D는 영업이익 822억원 가운데 56.2%인 462억원을 금융비용(이자비용 포함)으로 지출했다. 2023년에도 영업이익 493억원 중 366억원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갔다. 향후 C&D 실적이 악화해 차입금 이자 상환에 어려움이 생기면 그 부담은 대한항공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제공하기로 한 자금보충약정이 실제 이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한항공의 재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339.9%로 전년보다 높아졌고, 순차입금비율 역시 같은 기간 114.2%에서 147.5%로 상승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4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매각 당시(2020년)와 비교해 현재 금리 수준이 높아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더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C&D의 실적이 개선됐더라도 대규모 차입 구조를 영업이익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단기적인 자금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역시 현금 유출과 자회사의 대규모 차입금 보증 부담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재무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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