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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의 거버넌스 리스크 댓가
딜사이트 최광석 차장
2026.03.11 08:25:12
약가 인하 앞두고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분쟁 확산…기업가치 훼손 우려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0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광석 차장] 최근 한미약품그룹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복잡한 양상이다. 한쪽에서는 'K-비만 치료제'의 선두주자로서 장밋빛 미래를 그리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1년여 만에 재개된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이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성과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안정감 속에서 도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재현 대표를 필두로 한 경영진은 '임성기 정신'이라는 연구개발(R&D) 중심 DNA를 보존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최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경영 문제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과거 창업주 일가 간의 가족 분쟁을 넘어 실질적 대주주인 신 회장과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 간의 충돌 상황으로 치달았다. 


갈등의 골은 구체적인 폭로전으로 번지며 진흙탕 싸움 양상을 띠고 있다. 박 대표는 신 회장이 성비위 의혹 임원을 비호하고 인사에 개입해 조직 문화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또 원가 절감을 이유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원료를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으로 교체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회장은 박 대표가 '연임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그의 자질과 도덕성 등을 문제 삼고 나섰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불거진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의 갈등은 치명적이다. 더욱이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인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조치는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한미약품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전망이다.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비만 치료제 등 신약개발에 투입할 R&D 자금 마련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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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사이의 갈등은 단순히 집안싸움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의사결정 구조가 마비돼 신규 투자 및 M&A 기회를 상실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인한 핵심 R&D 인력 유출도 우려된다. 송영숙 회장이 최근 박 대표를 공개 지지하며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불거진 거버넌스 리스크로 인한 기업 가치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만 치료제가 가져온 주가 상승 모멘텀은 영원할 수 없다. 하반기 약가 인하라는 파고를 넘고 신약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노이즈를 걷어내야 한다. 기업가치를 지키는 길은 대주주의 권력 쟁취가 아니라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가 키를 잡느냐'를 두고 다투느라 '어디로 가야 하느냐'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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