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2월 증시는 코스피 6000 돌파라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최저치는 -20% 수준까지 떨어지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금 랠리 이후 주목받았던 은선물 ETF가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고 미국 AI 소프트웨어 ETF 역시 다수 하위권에 포함됐다.
5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월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달 수익률 하위 20 종목의 수익률은 -19.33~-11.08%로 나타났다. 집계는 지난 2월 28일 종가 기준이며, 순자산 100억원 이상 ETF를 대상으로 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제외했다.
◆ 은선물 가격 급락…KODEX 은선물 하루 30% 하락
지난달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던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선물(H)'로 한 달간 19.33% 급락했다. 이 상품은 실물 은(현물)이 아닌 은 가격을 추종하는 선물 계약에 투자하며, 달러로 거래되는 은 가격 변동에 따른 환율 영향을 줄이기 위해 달러 선물을 매도하는 환헤지형 구조다. 국내에 상장된 유일한 은 ETF로 순자산총액(AUM)은 1조6339억원이다.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은 선물 가격 급락이다. 연초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은 가격은 지난 1월 30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31% 급락하며 198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워시 전 이사는 통화 완화에 신중한 매파 성향 인물로 평가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고 이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은 등 무수익 자산의 투자 매력이 낮아진 것이다. 연초 가격 급등 과정에서 늘어났던 레버리지 투자 자금이 청산되며,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한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KODEX 은선물(H)은 지난해 연간 163.97% 상승하며 강한 랠리를 보였지만, 은 선물 급락 영향으로 2월 첫 거래일 하루 만에 약 30% 하락하며 가격제한폭까지 밀렸고 이후 반등에 실패했다.
하위 수익률 2위 역시 원자재 테마였다. 삼성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17.56%를 기록했다.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ETF로, 최근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유럽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실제 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면서 배출권 수요가 줄어 가격이 약세를 이어간 영향이 컸다.
◆ 미 AI소프트웨어 줄하락…양자컴퓨팅도 조정
수익률 하위권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ETF가 8종 포함되며 기술주 조정 영향이 두드러졌다. 전체 하위 3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AI사이버보안'으로 -17.4%를 기록했다. 주요 편입 종목인 팰로앨토 네트웍스(-18.84%),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스(-14.32%) 등의 주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 AI 소프트웨어 ETF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래운용 'TIGER 미국AI소프트웨어TOP4Plus'(-16.9%),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AI소프트웨어'(-16.58%), 삼성운용 'KODEX 미국AI소프트웨어TOP10'(-15.9%) 등이 나란히 하락했다. 생성형 AI 확산 과정에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 구조 변화 우려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시장의 대표 테마였던 양자컴퓨팅 ETF도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한화자산운용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은 -13.12%를 기록했다. 2월 한 달 동안 IBM(-21.89%), 디웨이브퀀텀(-12.72%), 아이온큐(-5.56%), 리게티컴퓨팅(-5.17%) 등 주요 종목이 동반 약세를 보이며 성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중국 기술주 7종 하위권…차이나테크 부진
중국 기술주 ETF 역시 하위권에 다수 포함됐다. 수익률 하위 20종목 가운데 중국 기술주 관련 ETF는 7종에 달했다. 이 가운데 KB자산운용 'RISE 차이나테크TOP10위클리타겟커버드콜'이 -12.5%로 가장 낮은 성과를 기록했고, 미래운용 'TIGER 차이나AI소프트웨어'는 -11.85%였다.
2월 한 달 동안 항셍테크지수가 하락(8.97%)한 점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차이나항셍테크 ETF들도 한국투자신탁운용(-11.66%), 미래운용(-11.2%), 삼성운용(-11.08%) 등 모두 하위권에 자리했다. 기술주 10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한화운용 'PLUS 차이나AI테크TOP10'과 삼성운용 'KODEX 차이나테크TOP10' 역시 각각 -11.51%, -11.19%를 기록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셍테크지수 부진은 대규모 기업공개(IPO)와 보호예수 물량 해제에 따른 수급 부담 영향이 크다"며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신규 경쟁자의 영향 확대와 대형 플랫폼 간 경쟁 심화, AI 직접 수혜 기업 상장 증가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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