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업의 핵심 변수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애플 아이폰 폴더블폰 출시 등 호재가 예상되지만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패널가 인하 압박이 가시화된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양사 모두 올해의 사업 기조를 원가 절감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9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9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 17시리즈와 갤럭시Z 플립·폴드7, 갤럭시Z 트라이폴드 등 모바일 제품 흥행이 실적을 견인했다. 태블릿 등 IT 제품과 전장용 디스플레이 판매 확대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시장 경쟁 심화로 부침을 겪고 있는 대형 사업 역시 연말 성수기 수요에 대응하며 매출이 늘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비교적 온기가 도는 연말을 보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2008억원, 영업이익 16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6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TV와 노트북, PC용 패널 출하가 견조하게 이어지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중소형 패널은 고객사 신제품 효과가 둔화되며 3분기 대비 출하량이 줄었지만, 매출 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이 6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 이유로 지난해 3분기 출시한 아이폰 17시리즈 효과가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17 시리즈 중 일반, 에어, 프로맥스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이중 프로맥스 모델이 크게 흥행하며 3분기 OLED 출하량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인력·운영 효율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추진했던 점도 실적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는 올해도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4년간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은 데다, 올해 설비투자(CAPEX)로 2조원을 배정하며 차세대 기술 투자를 병행할 계획이다. 대형 OLED 패널 생산량도 지난해 대비 10% 늘어난 700만대로 확대해 TV뿐 아니라 성장세가 빠른 OLED 모니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해부터 8.6세대 IT OLED 라인이 본격 가동되며 제품군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첫 OLED 맥북에 8.6세대 IT OLED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을 전량 단독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소형 사업에서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진을 겪어온 대형 OLED 사업 역시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올해는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 등 주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한 해에 집중돼 있다. 통상 글로벌 스포츠 행사 시 TV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이헌 삼성전자 VD사업부 부사장도 "2026년 연간 TV 시장은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영향으로 상반기 중심의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해 교체 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모바일과 PC 등 세트 제품에 탑재되는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며, 세트 업체가 패널 업체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올해는 메모리 이슈로 메모리 외 부품에 대한 판가 압력 요구가 확대될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극한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LG디스플레이 실적 발표에서도 언급됐다. 이기영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담당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세트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나, 부품가 인상으로 인한 패널 가격 인하 압박이 예상된다"며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양사는 원가 절감 기조를 한층 강화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대외 불확실성이 맞물린 상황에서 원가 혁신과 고부가 제품 확대를 병행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허 부사장은 "지속적인 차별화 기술 개발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도 전방 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OLED 사업 성과를 확대하고 원가 혁신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실적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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