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플립보다 폴드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끈 플립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성 측면에서 폴드가 유리한 데다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진 소비자들이 폴드형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배터리 용량 확대, 카메라 화질 개선 등 플립의 경쟁력 강화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Z시리즈 가운데 플립보다 폴드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갤럭시Z 폴드7의 흥행 이후 내부적으로 폴드의 수익 기여도가 높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폴드 생산량이 플립보다 소폭 많았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패널사 모두 폴드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폴드형 제품을 3종으로 확대하면서 폴드 생산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출시하며 폴드 계열 폼팩터를 확장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갤럭시Z 와이드 폴드(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폴드 형태 제품만 3개로 확대되는 셈이다.
폴드 3종 출시를 통해 플립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플립이 폴더블 대중화를 이끌었다면 최근 폴드가 흥행과 수익성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전략이 폴드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폴드형 제품이 3개로 확대될 경우 폴더블의 주력 폼팩터가 폴드로 굳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폴더블 전략의 중심축이 폴드로 이동하면서 판매량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폰 약 600만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갤럭시Z 폴드·플립7 시리즈는 지난해 3분기까지 459만대가량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폴드7이 300만대, 플립7이 150만대로 파악된다.
이는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24년 갤럭시Z 폴드·플립6 시리즈의 출시 5개월 누적 판매량은 490만대였으며 이 중 플립이 281만대, 폴드가 209만대를 기록했다. 갤럭시Z 폴드·플립5 시리즈에서도 플립이 330만대, 폴드는 191만대로 플립 판매가 우위였다.
그동안 플립은 폴더블폰의 대중화 모델 역할을 했다. 초프리미엄 가격대의 폴드와 달리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으로 폴더블 경험을 제공하며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췄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 폴드는 두께와 무게 부담, 디스플레이 주름(크리즈) 우려 등으로 대중화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 폴드7은 이러한 인식을 상당 부분 뒤집었다. 8.9mm 두께로 일반 바형 스마트폰에 근접한 설계를 구현하고 커버·메인 디스플레이를 확대하면서 휴대성과 사용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반면 갤럭시Z 플립7은 커버 화면 확대와 디자인 개선에도 불구하고 체감 성능에서 전작 대비 혁신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폴드 쏠림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폴드의 평균판매단가(ASP)는 플립의 1.6~1.8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MX사업부는 폴드7이 출시된 지난해 3분기 매출 33조5000억원, 영업이익 3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 증가했다. 폴드 흥행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올해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하는 점도 삼성전자가 폴드 전략을 강화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애플은 하반기 폴드와 같은 북타입 폴더블폰을 선보일 예정으로, 4:3 화면 비율의 여권형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북타입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의 관심이 폴드형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북타입 폴더블을 내놓는 이상 삼성도 폴드 전략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애플이 완성도 있는 제품을 출시하다 보니 삼성전자로서도 고민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플립이 독자적인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구조적 한계를 넘는 상품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갤럭시Z 플립7은 배터리 용량을 전작 대비 300mAh 늘린 4300mAh로 확대했지만 충전 속도는 25W로 동일해 체감 개선 폭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메라 역시 전작과 동일한 구성을 유지하며 플래그십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립의 한계는 클램셸 구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능 격차가 벌어질 경우 플립을 선택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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