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더본코리아가 2024년 기업공개(IPO) 당시 세웠던 야심찬 M&A(인수합병) 계획이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당시 공모자금 대부분을 M&A에 투입해 외형 확장을 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외형 확대를 위한 무리한 인수보다는 가맹점 원가구조와 운영 효율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상이 나올 때까지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공모자금이 M&A 명목으로 묶여 있는 만큼 향후 첫 인수 성과가 시장의 평가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2024년 10월 상장 당시 1주당 3400원에 300만주를 공모해 1020억원을 조달했다. 인수 수수료와 발행비용을 제외한 실질 조달액은 약 969억원이다. 이 가운데 935억원을 M&A 자금으로 배정했다. 공모로 조달한 자금의 96%에 달하는 규모다. 기업공개(IPO)의 목적 자체가 외연 확장을 위한 M&A 자금 조달에 있었던 셈이다.
기업공개 당시 밝힌 공모자금 집행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 200억원, 2026년 300억원, 2027년 435억원 등으로 나눠 M&A 자금으로 집행할 예정이었다. 더본코리아는 공모자금뿐 아니라 2024년 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411억원, 단기금융상품 697억원 등 자체 보유자금도 M&A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2000억원에 이르는 '실탄'을 M&A를 위해 장전해뒀지만 상장 이후 현재까지 신규 인수나 지분 투자 등이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더본코리아의 현금성 자산은 2024년 말 2178억원에서 지난해 3분시 1798억원으로 감소했다.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M&A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울 만큼 인수합병 의지가 강했음에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신중한 '옥석 가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IPO 당시 더본코리아는 F&B 업종 회사에 대한 M&A 및 지분투자를 통한 밸류체인 확대를 계획했었다. 이에 더해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업종의 회사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는 구상이었다.
M&A 대상 1순위로는 '도·소매 전문 식품기업'을 꼽았다.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원재료 공급부터 제조·유통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전히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맹점의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유통 능력 향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꾀할 수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원가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유통 마진을 내재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다.
양념·소스·조미식품·가공품 등 제조 능력을 갖춘 기업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더본코리아는 글로벌 B2B 소스 기반 '글로벌 푸드 컨설팅' 사업을 본격화하며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강점인 레시피 개발 및 소스 배합 능력을 자체 제조 시설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국내 외식 매장 네트워크를 보유한 식품 유통기업 역시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유통 시너지 확대 및 가맹점 원가 부담 최소화를 꾀할 수 있어서다. 가맹점에 대한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망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계산이다.
푸드테크 분야 역시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더본코리아는 2024년 7월 주방자동화기기 업체 쿡솔루션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80%까지 끌어올리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홍콩반점 등에 자동화 웍 기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주방기기 자동화와 서빙·조리 로봇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인건비 부담이 큰 외식업 특성상, 푸드테크 투자는 가맹점 수익성 개선과 직결되는 카드로 평가된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입수합병과 관련한 구체화된 진행 및 계획은 없다"며 "다만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M&A 대상을 다양한 방향성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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