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하나캐피탈이 회사채 중심의 장기 조달 구조와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자금조달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차입 의존도를 최소화하며 유동성 리스크를 낮춘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응해 외형 확장보다는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6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전체 외부조달 규모는 14조4950억원으로, 이 가운데 회사채가 14조3750억원을 차지해 비중은 99.3%에 달한다. 업계 최고 수준의 회사채 비중으로, 은행계 캐피탈사로서의 신용도와 그룹 지원 가능성을 조달 구조에 적극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장기물 위주의 발행을 통해 만기 구조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반면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단기차입의존도는 0.4%(600억원)로, 2024년 말 1.7%에서 추가로 낮아졌다. 단기 자금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이 제한적인 조달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안정성은 자산·부채 만기 매칭(ALM)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하나캐피탈의 1년 이내 만기도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16.8%로, 단기간 내 상환해야 할 부채보다 회수 가능한 자산이 더 많아 단기 유동성 대응 여력이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조달 구조를 기반으로 하나캐피탈은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되자, 공격적인 영업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은 전략이다.
2025년 9월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1개월 이상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9%로, 전년 말(1.5%, 1.4%) 대비 상승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을 중심으로 익스포저를 조정하며 건전성 방어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동산 PF 자산 축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4년 말 8901억원이던 부동산 PF 잔액(본PF·브릿지론 합산)은 2025년 9월 말 6323억원으로 25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투자금융을 포함한 전체 영업자산 19조6597억원 가운데 부동산 PF 비중은 3.2%로, 경쟁사 평균(9%대)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PF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낮추며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하나캐피탈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현금흐름 예측이 가능한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전체 영업자산 중 자동차금융 비중은 40%(7조8581억원)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렌터카 자산은 2조8119억원까지 확대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6.4%로, 롯데렌탈·SK렌터카·현대캐피탈에 이어 업계 4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담보 회수 구조가 비교적 명확하고 중고차 처분을 통한 손실 통제가 가능한 렌터카 자산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캐피탈은 은행계 캐피탈사로서 누릴 수 있는 조달 측면의 이점을 극대화하면서도, 리스크가 높은 자산을 과감히 줄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는 수익성 회복과 더불어 렌터카 등 오토금융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하나캐피탈의 핵심 경쟁력으로 하나금융그룹의 높은 신용도와 지원 여력을 꼽는다. 하나캐피탈은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그룹 편입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총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지원받았다. 이러한 지원 이력과 유사시 지원 가능성은 하나캐피탈이 'AA-(안정적)'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나캐피탈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저하로 대손비용 부담이 증가했으나, 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고려할 때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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