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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는 구조를 다졌고, 진옥동은 혁신을 꺼냈다
주명호 기자
2026.01.13 10:10:16
경영전략회의서 드러난 방향성 차이…KB금융의 레벨업 vs 신한금융의 혁신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2일 17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9일 진행된 '2026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진을 대상으로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제공=KB금융그룹)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나란히 경영전략회의(워크숍)를 열고 올해 사업전략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KB금융은 구조적 '레벨업(Level-Up)'을 제시한 반면, 신한금융은 실질적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금융그룹 모두 변화와 전환을 공통 화두로 삼았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에서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이 같은 전략 기조의 차이가 올해 리딩금융 경쟁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략회의에서 제시된 방향성이 결국 비은행 부문 실적 개선, 자본 효율성, 주주환원 지속성 등으로 이어질 경우 리딩금융 지위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이 사실상 굳힌 만큼, 올해는 신한금융의 추격과 탈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KB금융 역시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 구조 고도화를 통한 수성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9일 그룹 경영진 워크숍을 개최했다. 양종희 회장을 비롯해 그룹 경영진 260여명이 참석한 이번 워크숍의 주제는 '그룹의 구조적인 레벨업을 위한 전환(Transition)과 확장(Expansion)'이었다.


KB금융이 내세운 레벨업은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에 집중한 '빌드업(Build-Up)'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낸 '밸류업(Value-Up)'에 이은 세 번째 단계다. 주주환원 확대와 비은행 이익 기여도 개선, 순이익 기준 리딩금융 지위 고착화 등을 통해 앞선 두 단계를 일정 부분 성과로 입증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높은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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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경영전략 방향 및 경영계획 발표에서는 ▲사업모델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 ▲새로운 시장 및 고객 확장을 축으로 이를 실행하기 위한 핵심 과제와 방안을 제시했다. 사업모델 전환과 관련해서는 WM(자산관리)과 SME(기업금융) 세션을 마련해 구체적인 방향성을 논의했다.


AX(AI 전환)에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단순 도입을 넘어 전략 전반에 내재화함음 물론,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중점 사항으로 짚었다. 외부 강연도 절반 이상을 AI 관련 주제로 구성했다. 양 회장은 "AI 기술을 전략적 무기로 삼아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경기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강평을 하고 있다.(제공=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은 지난 8일부터 2박3일간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했다. 통상 1박2일로 진행되던 일정을 하루 더 늘려 '미래 신한을 위한 담대한 서사'를 주제로 경영진 약 250명이 참석했다.


신한금융의 전략회의는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설정했다. 첫날에는 사전 과제로 부여된 '가짜 혁신 보고서'를 토대로 각자가 직접 경험한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원인을 분석했다. 둘째 날에는 '진짜 혁신'을 주제로 시간 제한 없는 토론을 진행했고, 마지막 날에는 '진짜 혁신 경진대회'를 열어 실행 과제를 평가했다. 기술 중심 혁신보다는 조직·리더십·의사결정 구조 전반의 변화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두 금융그룹의 경영전략회의는 변화의 필요성을 공통 지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확연히 달랐다. KB금융이 이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전략을 기반으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형태라면 신한금융은 현재까지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통해 리더의 혁신을 강조했다.


이 같은 차이는 리딩금융 지위를 둘러싼 양사의 현 위치와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KB금융이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동안, 신한금융은 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더뎌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KB금융은 2022년 신한금융에 한 차례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줄곧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역시 큰 격차로 실적 1위가 확실시된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KB금융의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는 5조7900억원으로, 신한금융의 5조859억원을 크게 웃돈다.


이에 따라 올해 신한금융의 추격 양상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핵심은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실적 개선이다. 진옥동 2기 체제에서 비은행 부문 강화는 리딩금융 경쟁 뿐만 아니라 밸류업 지속 차원에서도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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