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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면 살아남던 코스닥 시대의 종말
박준우 기자
2025.12.29 09:00:18
좀비기업 시장 퇴출 본격화…오너 리스크 해소와 주주 가치 제고 절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6일 08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이른바 '좀비기업'의 퇴출이 본격화되기까지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내년 1월1일부터 시가총액 150억원 미만의 코스닥 상장사는 상폐 절차를 밟게 된다. 구체적으로 150억원 미만인 상태가 30일 이상 지속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일정 기간 시총을 끌어올리지 못할 시 즉시 상폐된다. 현재 인베니아와 서울전자통신, 코이즈 등이 상폐 사정권에 놓여 있다. 


상폐라는 칼날이 목밑까지 들어오자 주가 관리에 요지부동이던 기업들도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커스 등 수십 년간 자사주 매입에 눈길도 주지 않던 기업이 돌연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나섰다. 이는 최근 자사주 의무 소각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처분하고 나선 것과는 반대 행보다. 자사주 매입이 단기간 주가 방어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당장 시총 규모가 150억원을 상회하는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다. 커트라인은 매년 단계적으로 상향돼 2028년 기준 300억원에 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총 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개선 기간을 주되,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과감히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안 발표 당시 총 94개 상장사가 2028년 시총 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 지금도 상장폐지 요건은 결코 적지 않다. 자본잠식이나 법인세차감전순손실 그리고 감사 의견 미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과 이후 부여받게 될 개선기간 등을 고려하면 2년에 가까운 시간을 벌 수 있고, 버티다 보면 결국 살아남게 된다. 이른바 좀비기업이 양산돼 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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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에 있다. 횡령이나 배임과 같은 중대한 위법 행위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시장에 진입하기만 하면 웬만해선 퇴출이 되지 않는 구조가 오랫동안 고착돼 왔다.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존속하면서 코스닥 시장 전반에 '불신'이라는 뿌리가 깊게 박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제도 개선으로 코스닥 시장은 버티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아닌, 자격을 갖춘 기업만 존속할 수 있는 시장이 됐다. 그러나 시총 기준만 충족한다고 해서 좀비기업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상장의 의미'를 상실한 채 존속해 오고 있다. 기업이 오너일가의 배당 곳간으로 활용되거나 사내이사로만 구성된 이사회에서 본인들의 성과급을 셀프 결정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장사의 책임과 지배구조 그리고 주주에 대한 태도까지 달라지지 않는다면 코스닥을 향한 불신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제도라는 첫 단추만 끼웠을 뿐,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일은 결국 상장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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