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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텍, 재무부담 '여전'…현금 곳간 80%↓
이세연 기자
2025.12.17 12:00:15
'자본잠식' 심텍홀딩스, 직원 계산 실수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08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심텍의 메모리모듈 인쇄회로기판(PCB) 이미지. (출처=심텍)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심텍의 현금흐름이 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메자닌 등 회계적 손실로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데다, 고객사 대금 회수 지연으로 운전자본 부담까지 악화되고 있어서다. 이러한 여파로 연초 1277억원이었던 현금 곳간도 25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심텍의 3분기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6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686억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회계상 순이익을 시작점으로 감가상각 등 비현금성 항목과 운전자본 변동을 반영해 산출된다.


들여다보면 비영업성 요인에 따른 현금 유출이 지속되며 부담이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이 되는 당기순손실은 97억원에서 478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누적 영업손익이 -108억원에서 16억원으로 플러스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원가 등 영업외손실 규모가 확대된 탓이다.


심텍의 3분기 말 기준 금융원가는 1174억원으로 전년 동기(513억원)보다 128.84% 증가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손실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의 합한 금액은 228억원에서 475억원으로 두배가량 늘었다. 심텍은 전체 매출의 88%가 수출에서 비롯돼, 달러 및 엔화 결제 비중이 높아 환위험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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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과 관련한 파생상품평가손실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심텍은 지난해 시스템 집적회로(IC) 기판 설비 투자를 위해 전환사채(CB)로 10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2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심텍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메자닌에 붙은 전환권 가치가 올랐고, 상승분이 평가 손실로 반영됐다. 그 결과 심텍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0원에서 올해 3분기 345억원으로 불어났다. 해당 메자닌은 현재 잔액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운전자본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 특히 고객사에 납품한 제품에 대한 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매출채권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심텍의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은 2157억원(매출채권 1609억원)에서 4338억원(매출채권 3086억원)으로 두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입채무는 3283억원에서 2407억원으로 26.68% 줄었음을 고려하면, 원부자재 대금에 대한 현금 지급은 늘어난 반면 고객사의 제품 결제는 지연돼 현금 유출 압박이 커진 상태다.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속도도 둔화되고 있다. 외형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매출채권 증가폭이 이를 웃돌고 있어서다. 심텍의 매출은 2023년 1조418억원에서 지난해 1조2314억원으로 18.2%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3분기 누적 매출(1조172억원)을 연환산해 단순 추정할 경우 1조3563억원으로 예상돼, 전년 대비 10.1%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매출채권 증가율은 각각 73.4%, 91.6%로 매출 성장 속도를 크게 앞선다.


이에 매출채권회전율은 2023년 10.7회, 지난해 9.7회에서 올해 5.8회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를 일수로 환산하면 2023년 34.1일, 지난해 37.5일에서 올해 62.9일로 늘어난다. 불과 1년 새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기간이 기존 한 달 안팎에서 두 달로 늘어난 셈이다.


재고자산 역시 매출 규모와 연동돼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596억원에서 2113억원으로 32.39% 증가한 상태다. 이 또한 재고자산의 증가세가 매출 성장세보다 높아 재고 소진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2023년 7.07회에서 지난해 7.97회로 늘었다가 올해 3분기 기준 6.23회로 줄었다.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도 2023년 51.62일, 지난해 45.79일에서 58.58일로 재차 증가했다.


이처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이를 상쇄할 만큼의 재무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금 곳간 감소로 이어졌다. 심텍의 3분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50억원으로 연초(1277억원) 대비 80.42%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1200억원의 메자닌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했으나 올해는 사채(293억원)와 신종자본증권(497억원) 발행으로 자금을 확충했고, 단기차입금 역시 상환 규모와 비슷한 3000억원대 순유입에 머물렀다.


한편 심텍의 모회사인 심텍홀딩스 역시 재무 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최근에는 심텍이 발행한 메자닌에 대한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연결 자본총계는 약 58억원에 그친 반면, 자본금은 257억원 수준을 유지해 자본잠식률 77.2%를 기록했다. 여기에 관련 내용을 제때 공시하지 못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까지 받았다. 회사 측은 이번 공시 지연에 대해 '직원의 계산 실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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