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GC그룹이 출범한 'SGC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 자리에 오너 3세 장녀 이정현 SGC디벨롭먼트 전무가 올랐다. 그동안 이정현씨는 삼남매 가운데 SGC 계열사 지분이 가장 적고 경영 라인에서도 한발 비켜 서 있었지만 이번에 문화재단 수장 역할을 맡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정현 전무는 재단 출범 시점인 지난 9월부터 초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기업 계열의 재단이 출범할 초기에 오너 일가가 이사장을 맡는 것은 방향 설정과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한 통상적 절차로 알려져 있다.
SGC문화재단은 문화예술 후원과 공익활동을 목표로 설립됐으며, ▲예술 후원 ▲교육 지원 ▲문화 나눔 ▲기획 공연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SGC그룹이 비영리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현씨는 현재 SGC디벨롭먼트 전무로 재직 중이며, 과거 대전시립교향악단 수석 객원 등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삼남매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사진은 이정현 이사장을 포함해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이사진은 SGC 계열 인사와 외부 문화예술 전문가가 절반씩 참여하는 구조로, 그룹 내부 이해와 문화 전문성을 동시에 갖췄다. 이정현 이사장 외에 오너 3세인 차남 이원준 SGC에너지·SGC E&C 전무도 포함됐다. 김은실 SGC에너지 수석부장도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이사진에는 성현 엔아트센터 대표, 최유진 화음 챔버 오케스트라 수석 단원 등 외부 문화예술 전문가 2명이 참여해 전문성을 보강했다.
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SGC 핵심 계열사에서 상대적으로 비켜 서 있었던 장녀 이정현씨가 재단 수장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정현씨는 삼남매 가운데 SGC에너지의 지분이 가장 적고 주요 계열사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아 입지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지주사인 SGC에너지 기준 지분율은 장남 이우성 19.59%, 차남 이원준 18.04%인 반면, 이정현 전무는 5.96%에 그친다.
지분 구조뿐만 아니라 경영 체제에서도 장녀 이정현씨와 두 형제 사이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장남 이우성 대표는 SGC에너지와 SGC E&C 대표를 맡아 그룹의 핵심 경영을 총괄하고 있고, 차남 이원준 전무도 올해 SGC에너지·SGC E&C 전무로 복귀하며 전면에 나섰다. 형제들이 각각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경영 전면에서 역할을 강화한 것과 달리, 이정현씨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약한 상태였다.
한편 재단 출범 과정에서 계열사의 출자 공시는 없었고 분기보고서에도 신규 계열사로 등재되지 않아 재단이 그룹 자본이 아닌 오너 일가의 개인 출연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재단이 그룹의 지배구조나 자본 전략과는 분리된 별도 조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설립 목적 역시 경영 체제와의 연계보다는 문화·공익 영역에서의 독립적 활동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SGC문화재단은 앞으로 이러한 출연금을 기반으로 자산을 운용하며 공익 목적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기업 문화재단이 계열사 지분 매입이나 문화·사회공헌 활동을 병행하며 외연을 넓힌 사례처럼 향후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 출범 초기 이사장을 오너 일가가 맡는 것은 사업 방향을 정하고 출연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일반적 절차"라며 "향후 재단이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확충하고 어떤 문화·예술 사업을 확대하느냐에 따라 그룹이 앞으로 어떤 사회공헌 기조를 가져갈지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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