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안국약품 오너 2세 어진 부회장이 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창업주인 부친 어준선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비워뒀던 회장 자리를 채우며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출소 후 대표이사로 복귀한 데 이어 이번에 회장 자리까지 오르면서 흔들리던 오너 리더십을 공고히 다지기 위한 행보로 관측된다.
안국약품은 이달 8일 어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2022년 8월 어준선 명예회장 별세 이후 공석이었던 회장 자리를 2년4개월여 만에 채우게 된 셈이다.
1964년생인 어 회장은 어준선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고려대 경제학과와 미국 노트르담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대신증권에서 근무하다 1992년 안국약품에 입사했다. 이후 1998년 34세의 나이로 당시 제약업계 최연소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일찌감치 경영 능력을 시험받았다.
하지만 어 회장의 경영 행보에는 '사법 리스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그가 의사들에게 수십억 원대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없이 직원들에게 개발 중인 약품을 투약하는 등 불법 임상시험을 진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어 회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후 그는 불법 임상과 관련한 재판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리고 작년 10월경 출소해 같은 해 11월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어 회장의 광폭 행보를 두고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상속인이 대표이사 등 임원으로 재직하며 가업에 종사해야 하는 사후 관리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회장 승진까지 단행하며 경영권 장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어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실제 안국약품은 올 10월 미래에셋캐피탈과 2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했으며 11월에는 '디메디코리아'를 인수하며 사업분야를 헬스테크와 헬스&뷰티(H&B)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디메디코리아는 형상기억소재(SMP) 기술을 기반으로 수면테크 및 생활형 의료기기를 개발·생산하는 토털 헬스케어기업이다.
현재 어 회장의 지배력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어준선 명예회장이 보유하던 주식 267만7812주(지분율 20.5%)를 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어 회장의 지분율은 올 3분기 말 기준 43.2%이며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49.7%까지 늘어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실형 선고로 인한 경영 공백과 도덕성 타격에도 단기간에 대표이사와 회장직을 꿰찬 것은 상속세 이슈 해소와 오너 중심의 지배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오너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가시적인 신사업 성과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인사의 배경을 듣기 위해 안국약품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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