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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코인' 사기 의혹, 핵심 인물 해외 체류로 수사 지연
최령 기자
2025.12.08 14:00:40
핵심 인물 해외 체류로 수사 난항…ICO 구조·재단 운영권 둘러싼 공방 지속
팬텀재단이 팬텀 코인의 ICO를 진행하던 2018년 6월 당시부터 2019년 7월까지 재단 홈페이지에 국내 푸드테크 업체 안병익 대표를 설립자(Founder)로 공표한 홈페이지.(출처=팬텀잭단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최령 기자] 검찰이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닉 코인(Sonic S)의 전신격 암호화폐인 '팬텀(Fantom)' 재단을 둘러싼 사기 혐의를 수사 중인 가운데, 재단 경영진이 해외에 머물고 있어 조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이상혁)는 지난해 9월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고소인 A사 안병익 대표를 두 차례, 팬텀 재단 측 참고인 한 명을 세 차례 조사했다. 그러나 재단 대표 R씨와 CEO M씨가 호주 등지에 체류 중이라 핵심 조사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사건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푸드테크 기업 A사를 운영하던 안 대표는 자사 서비스에 사용할 암호화폐 발행을 추진했고 국내 ICO(가상자산 공개) 금지로 인해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호주의 DCH, 바하마의 TCM 등 해외 자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재단 설립과 ICO 자문을 맡겼다.


그러나 자문업체는 케이맨제도에 설립된 팬텀 재단의 법적 설립자로 TCM 이사 R씨를 등재하고 R씨에게 운영 전권을 부여했다. 반면 재단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안 대표를 'Founder(설립자)'로 소개해 대외적으로는 설립자로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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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자문업체가 자신을 설립자로 공표해놓고 실제 설립 단계에서 다른 인물을 설립자로 등록해 재단을 탈취했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이사회에서 배제되고, 항의하자 호주자문팀에 의해 이사직에서도 축출됐다"고 주장했다.


재단 경영진이 해외에 머물면서 조사 지연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재단 CEO M씨는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소닉 코인 밋업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방한하지 않았고, 9월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에서도 발표자로 소개됐다가 행사 직전 다른 직원으로 변경됐다.


소닉 코인은 팬텀 코인을 기반으로 한 리브랜딩 코인이다. 팬텀재단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소닉 재단을 출범시키고 기존 팬텀 코인을 소닉 코인과 1:1 교환했다. 이달 3일 기준 소닉 코인은 총 32억2262만5000개가 발행됐으며 시가총액은 4313억원 수준이다.


팬텀 재단 측은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10시간 이상 비행해야 하는 상황이 적절하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법인 설립 과정에서 모든 내용을 안 대표에게 전달했고 본인 서명을 받아 이사로 등재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다른 사람을 설립자로 등록하는 데 동의할 이유가 없다"며 "서명은 본인의 이사 등재를 위한 것이었지 R씨를 설립자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ICO 과정에서 자신을 파운더로 소개해 거래소에 상장시킨 것 자체가 투자자를 기만한 위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이미 한 차례 법정에서 다툰 바 있다. 안 대표는 2019년 용역비 청구 소송에서 "설립자이자 프리씨드 투자자로서 발행 코인의 10%(3억1750만개)를 받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1억1906만2500개만 지급됐다"며 나머지 지급을 요구했다. 1심은 안 대표 손을 들어줬지만 2심 서울고법은 "안 대표가 계약상 핵심 기술 용역을 완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단 측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번 판결은 '설립자 지위'나 '지분 분배 약정'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2심은 자문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비 지급 책임만을 판단했으며, 지분 약정 관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대표는 "지분 분배나 설립자 지위는 재단 소재지인 케이맨제도에서 다퉈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자문계약을 근거로 가능한 소송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빈 서강대 AI·SW대학원 특임교수는 해외 가상자산 사건에서 국내 당국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하며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ICO 금지로 인해 해외에서 우회 발행하는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국내 ICO 허용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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