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경영 승계 구도에서 실질적 후계자로 떠오른 인물은 장남이 아닌 차남 정원선씨다. 세 형제 가운데 HDC그룹 내에서 활동하는 이는 차남뿐이며, 정원선씨가 이번 정기 인사에서 입사 1년 만에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향후 그룹 경영 사령탑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규 HDC그룹 차남 정원선씨는 지난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 회계팀 부장으로 입사한 뒤 단 1년 만에 임원인 상무보로 승진했다. 그는 CEO 직속 조직인 DXT실장을 맡을 예정이다.
HDC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정몽규 회장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올해 초부터는 지주사 HDC에서 온 전문 경영인(CEO) 정경구 대표가 이끌고 있다. 현재 HDC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핵심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오너일가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정몽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서 있지만 HDC그룹 회장으로서 지분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지주사 HDC이며, 정 회장은 HDC 지분 33.6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 회장의 HDC현산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차남 정원선씨가 합류 직후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그룹 사령탑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승계 시나리오로 꼽히고 있다. 정몽규 회장의 세 아들은 장남 정준선(1992년생), 차남 정원선(1994년생), 삼남 정운선(1998년생)으로, 이 가운데 사실상 차남이 후계 구도의 중심에 섰다는 평가다.
통상 대기업 그룹에서는 장남이 경영 승계를 받는 경우가 많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장남 정준선씨가 삼 형제 중 가장 많은 HDC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승계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로 장남은 HDC 지분 0.49%, 차남은 0.28%, 삼남 정운선은 0.2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정준선씨가 HDC랩스 지분을 확대하며 경영 발판으로 삼았다는 관측도 있었다. 현재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HDC 자회사 HDC랩스 주식을 지난해 잇따라 매수해 지분을 0.5%까지 늘렸다. 하지만 이후 경영 진입과 관련한 가시적 움직임은 없었으며 경영 참여 의지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차남 정원선씨는 지난해 12월 회계팀 부장으로 입사하며 약 2년 만에 오너일가가 HDC현산에서 직접 실무를 맡았다. 아직 만 31세로 어린 만큼 당장은 대표 자리까지 오르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조직 내에서 부서 운영과 실무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3040세대 신규 임원 9명 중 5명이 발탁될 정도로 HDC그룹 내 젊은 세대 교체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어 승계 시계도 빨리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지만 향후 대표 자리도 정원선씨에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산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장남은 카이스트 AI 전공 교수로서 경영보다는 교수 활동에 더 비중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몽규 회장은 공식적으로 HDC현산의 경영 일선에서는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차남이 HDC현산에 몸담고 있어 승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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