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흥국생명이 '현금력 열세' 극복을 위한 자산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본사와 전국 지점 건물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으며 1조원대 현금 확보에 나선 만큼, 한화생명과의 자금력 격차를 메울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5455억원) 대비 63%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도 1조885억원에서 9948억원으로 9% 줄어 재무여력 자체가 뒷걸음질 친 상황이다.
반면 경쟁사 한화생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8274억원으로 흥국생명의 10배를 웃돈다. 자본총계 역시 15조8319억원에 달해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금 동원력에서 이미 차이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흥국생명은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 10월 서울 종로 본사 사옥을 리츠에 7193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국 12개 지점 건물까지 추가로 시장에 내놓았다. 매각 대상은 인천 주안, 청주, 대전, 천안, 군산, 광주, 목포, 여수, 포항, 마산, 울산 등으로 대부분 단독 소유 오피스 빌딩이다.
업계는 이 같은 연쇄 매각을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 준비 작업으로 해석한다. 본사 매각으로 확보한 약 7200억원에 더해 지방 지점 매각까지 완결되면 총 1조원 이상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유동성 확충이 인수전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외에도 향후 태광그룹 차원의 중장기 M&A를 위한 '선제적 실탄 축적'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이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한화생명과의 자금력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구조조정성 매각이 아니라 인수를 위한 비상 조치에 가깝다"며 "인수전 본격화 전부터 대규모 현금을 확보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단순한 '실탄 마련'만으로 흥국생명이 한화생명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수전 판도가 자금력 중심으로 전개될 경우, 흥국생명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매각 이상의 추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흥국생명 측은 자금 규모가 인수 결과를 좌우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자금력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수 결과는 제시 조건과 협상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구체적 내용은 밝힐 단계가 아니나 이번 주 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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