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 시양산에 나섰지만 대규모 양산까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양새다. 확장현실(XR)·가상현실(VR) 기기 등 올레도스가 들어가는 폼팩터들이 아직 대량 생산을 할 만큼의 시장성이 입증되지 않은 데다 올레도스 수율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낮은 수율로 인해 무리한 양산으로 손실을 키우기보다는 시장 성숙도를 기다리면서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AI가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 출시를 발표한 상황에서 올레도스보다는 향후 레도스(LEDos, LED on Silicon)로 눈길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전자에 납품할 올레도스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해당 패널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확장현실(XR) 기기인 '갤럭시 XR'에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당장 수익성으로 직결되진 않더라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양산 준비를 갖췄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글래스, XR 기기 등 시장이 아직 개화하진 않았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에 탑재될 올레도스 패널의 초도 물량을 소니로부터 공급받았다. 갤럭시 XR의 초기 물량은 5만대에서 10만대 사이인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대부분은 소니가 납품한 올레도스를 탑재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도스는 소수의 추가 물량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XR에는 좌·우 눈 앞에 두 개의 올레도스가 탑재되며 디스플레이 사양은 4K(3552×3840) 해상도를 구현했다. 인치당 픽셀 수(PPI)는 4032PPI다. 실리콘 기판 위에 백색 발광층을 증착한 후 적색(R)·녹색(G)·청색(B) 컬러 필터를 씌워 색을 구현하는 화이트 올레도스(W-OLEDos)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양산하는 올레도스를 캐논도키 장비를 활용해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장비 업계 관계자는 "캐논도키가 올레도스 전용 장비가 아니라 기존의 OLED 증착기를 올레도스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 납품을 계기로 올레도스 대량 생산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도에는 올레도스에 대한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아직 올레도스 시장의 사업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XR용 패널 시장 규모는 올해 6억달러(8791억원)에서 41억달러(6조7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시점은 2년 후인 2027년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과 손잡고 유리 기판(Glass) 기반의 가상현실(VR) 기기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인 'G-VR' 개발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G-VR은 고가의 실리콘 기판이 아닌 유리 기판을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OLED를 뜻한다. 애플이 2027년 출시를 예고했던 저가·경량형 VR 기기인 '비전 에어'를 위한 프로젝트였지만 애플이 비전 에어 출시 계획을 접으면서 함께 주춤한 상태다.
올레도스의 낮은 수율도 발목을 잡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화이트 올레도스 수율은 30% 남짓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레도스 자체가 공정이 복잡해 앞서가는 중국 기업들의 수율도 굉장히 낮다"며 "아직은 시장이나 사업 규모가 작은 만큼 생산 비용이 더 큰 형국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말했따.
최근 시장 관심이 스마트 글래스 등 증강현실(AR) 기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라 올레도스의 입지도 좁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근 메타는 물론 애플, 삼성전자도 AI가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 출시를 발표하며 발광다이오드(LED)를 실리콘 기판에 증착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레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의 경우 일상 생활에서 자연광 상태에서 착용하며 안경의 디스플레이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는 만큼 시인성이 중요하다. LED의 경우 밝기(휘도)가 높은 만큼 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올레도스의 경우 고화질 구현이 가능하나 상대적으로 휘도가 낮아 AR 글래스에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 자체는 아직 방향이 고정된 단계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형태의 기기를 가치 있다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올레도스가 적용된 기기가 다시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기술 확보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시장성·수율 등 사업 여건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갖췄고 양산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에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의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대량 생산에 나설 수는 없지만 올레도스는 양산 준비가 됐고 마이크로 LED는 예정대로 지속해서 개발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선 의의가 있다"며 "올레도스건 레도스건 시간이 지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가 분명해질 때 시장이 대폭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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