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더블유게임즈가 매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주가 흐름이 장기간 정체됨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나선 모양새로 비친다. 그러나 실상은 최대주주 김가람 대표에게 실질적 이익이 환원되는 시스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는 2024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2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총규모는 전년(166억원) 대비 43.4% 증가한 238억원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증가율(17.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더블유게임즈의 배당금 규모는 지난 2022년부터 늘어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배당금 지급 규모를 보면 ▲2020년 59억원 ▲2021년 119억원 ▲2022년 100억원 ▲2023년 166억원 ▲2024년 238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매년 40%대 배당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결산배당부터 주주들에게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2000억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약 15.4%의 배당소득세 부담이 경감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표면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회사의 수익성과 매출 성장이 정체 상태임을 고려하면, 주가 개선을 위한 목적보다는 내부 이해관계 조정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더블유게임즈는 2015년 11월 공모가 6만5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6년 11월 주가가 2만600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2019년 3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해 추가 상승을 노렸지만, 공모가 이상으로의 반등에 성공하진 못했다.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의 평균 주가도 4만8000원 대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게임사 팍시게임즈와 와우게임즈를 차례로 인수 완료했다. 그런데도 주가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기준 더블유게임즈 종가는 5만2400원으로 올해 최고가 6만3800원에 비해 17.9%나 하락했다. 마케팅비 확대 등 부담 요인이 커지면서 수익성 확보를 이끌어내지 못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회사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고배당 기조가 궁극적으로 김가람 대표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배당금의 절반 이상이 최대주주인 김 대표에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24년 말 기준 889만2000주를 보유 중이며, 그가 수령한 2024년 결산배당금은 약 107억원이다. 전년(74억원)보다 44.59% 상승한 규모다.
김가람 대표는 무보수 경영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형식적인 무보수'라고 지적한다. 급여 대신 고배당을 통해 자신의 이해관계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배당은 대표로서의 성과가 아닌 주주로서의 권리지만 실질적으로 급여 및 성과급을 대신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배주주 중심 지배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과 맞물려 오히려 사익을 추구한다는 지적을 면하기 힘들 수 있다"며 "무보수라는 명분으로 이사회나 감사기구 견제 없이 사실상 대표이사가 배당 구조를 설계·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의존한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중장기 주주환원 로드맵을 통해 "자사주를 활용한 인수합병(M&A) 또는 투자 관련 공시가 없을 시 보유 중인 자사주 50%를 특별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겉으로는 주주환원을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달리 보면 M&A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할 여지를 남긴 결정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정책이 외려 경영권 방어 혹은 M&A 과정에서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을 남겨두기 위한 장치라고 보고 있다. 자사주를 일종의 기업전략 포트폴리오로 유지해 두면서 필요시 M&A에 활용하는 경영 전략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팍시게임즈 지분 60%를 인수할 당시 일부 대금을 자사주로 지급했던 점이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다. 회사는 당시 현금 2250만달러(331억원), 자사주 450만달러(67억원)를 지급해 팍시게임즈 경영권 인수 대금 2700만달러(약 398억원)를 충당했다. 잔여 지분 40%는 2028년까지 회사 자사주로 사후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놓고 주주들 사이에선 무늬만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더블유게임즈의 M&A를 통한 외형 성장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자사주 매입·소각 추이는 한동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 7월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와우게임즈의 경우, 지분 100%를 전액 현금(884억원)으로 인수한 상태다. 지난 7월 약 3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고, 오는 4분기 중 발행주식수의 1~2% 소각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정책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더블유게임즈의 연결매출이 최근 몇 년간 정체 상태다. 특히 그룹 매출의 60%가량을 책임지는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본업인 소셜카지노 사업의 경쟁력에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A로 외형을 확장하면서 현금 지출을 늘이고 있어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3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10월 기준 60% 수준이 완료됐으며, 보유 현금을 M&A·주주환원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사용 중"이라며 "내년에는 기존 사업과 마케팅 방식이 유사해 자금 투입을 통해 외형 성장이 가능한 중소 캐주얼 게임사 1~2건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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