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대외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2030 글로벌 전략'을 전격 가동한다. 지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현대차가 '캐시카우' 시장인 북미를 비롯한 인도·유럽,아시아태평양 지역별 판매비중 목표를 제시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 의지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기아 역시 향후 5년 내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판매 볼륨을 3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플랜 S'를 가동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 관세 리스크'라는 난관을 마주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그룹의 미래를 가를 성패를 가를 핵심이라는 목소리에 어느때보다 힘이 실리고 있다. 중차대한 갈림길에 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사업 성과 및 향후 전략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차 텃밭'으로 불렸던 베트남 시장 공략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만만치 않은 복병을 마주한 모습이다. 전통 강자로 통하는 일본 완성차 브랜드에 더해 현지 전기차(EV) 제조업체인 빈패스트가 올해 들어 연간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급성장하면서 현대차의 입지가 쪼그라든 탓이다. 현대차가 정상 자리를 탈환하려면 차량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현대탄콩에 따르면 올 1~9월 베트남 시장 내 현대차 누적 판매량은 3만5802대로 집계됐다. 이는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 공식 집계와 자체적으로 판매수치를 발표하는 현대탄콩과 빈패스트 실적을 총합한 결과 빈패스트, 토요타에 이어 3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베트남 탄콩그룹과 닌빙성에 합작 설립한 생산법인 'HTMV'를 운영 중이다. 현지 주력 생산 및 판매 차종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소형 세단 '엑센트', 경차 '그랜드 i10' 등이다.
현대차가 2년 전만 해도 판매 1위 타이틀을 사수했던 만큼 올해 성적표는 아쉬움을 남긴다. 현대차는 HTMV를 앞세워 베트남 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4년 만인 지난 2020년 치열하게 선두권을 다퉜던 토요타를 처음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라섰다. 당시 1990년대 후반 일찌감치 현지에 입성해 기반을 다져온 토요타의 장기 독주 흐름을 끊어낸 성과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후 2022년에는 다시 토요타가 우위를 가져갔지만 이듬해 현대차가 뒤집기에 성공하며 양사 간 팽팽한 접전이 벌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수 기업인 빈패스트가 존재감을 크게 키우면서 현대차에 위기감을 안기는 분위기다. 빈패스트는 2024년 한 해 동안 8만7000대를 판매하며 현대차(6만7168대)와 토요타(6만6576대)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올해의 경우 3분기 만에 10만대 고지를 넘어서며 베트남 자동차 산업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베트남 테슬라'로 불리는 빈패스트는 2022년부터 내연기관 모델 제조를 전면 중단하고 EV 중심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베트남 정부의 자국 기업 우대 정책 및 EV 구매 인센티브 지원에 힘입어 고속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판매실적이 지지부진한 점도 고민거리다. 현대탄콩 연간 판매대수는 2020년 8만1368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졌던 2021년(7만518대로) 13% 감소했다 2022년 다시 8만대를 넘어서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2023년 연간 판매량이 6만7450대로 뚝 떨어진 뒤 지난해에도 6만대선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2023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 및 물가 상승 여파로 베트남 자동차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은 시기로 지목된다.
현대차 입장에서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시장 파이를 키우려면 반드시 사수해야 할 거점이나 다름없다. 현대차는 지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30년까지 아태 판매 비중(중국 제외)을 7%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아태 지역은 현대차 글로벌 판매의 5%를 견인했는데, 같은 기간 베트남은 아태 전체 판매의 28%를 책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베트남 정부가 '2030년 자동차 시장 연 평균 성장률 14~16%'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 따른다.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위상을 회복하려면 내연기관에 쏠린 차량 라인업을 다변화해야 한다. 실제 빈패스트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EV 모델로 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현대차는 사실상 프리미엄급 '아이오닉 5' 단일 모델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특히 가격만 두고 보더라도 '국민 전기차'로 등극한 VF3(2억9900만동·1650만원)가 아이오닉 5(12억6900만동·7005만원) 보다 4배 이상 저렴해 구매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탄콩 관계자는 "8년·12만km 연장 보증 및 최저 0% 금리 지원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4분기 성수기 구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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