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대외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2030 글로벌 전략'을 전격 가동한다. 지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현대차가 '캐시카우' 시장인 북미를 비롯한 인도·유럽,아시아태평양 지역별 판매비중 목표를 제시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 의지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기아 역시 향후 5년 내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판매 볼륨을 3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플랜 S'를 가동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 관세 리스크'라는 난관을 마주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그룹의 미래를 가를 성패를 가를 핵심이라는 목소리에 어느때보다 힘이 실리고 있다. 중차대한 갈림길에 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사업 성과 및 향후 전략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한때 성장 가도를 달렸던 중국 시장 부흥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톱(Top) 3' 지위를 유지 중인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시장 점유율 1%대의 부진을 털고 명예회복 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생산거점의 수출 기지화 전략을 가동하는 동시에 현지 정책 기조에 맞춰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내수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9월 베이징현대(BHMC)·강소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KCN) 합산 판매실적은 32만8745대로 1년 전보다 8%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자동차, 열달그룹과 합작 체제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아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KCN 2020년 24만275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가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은 2021년 15만1703대로 전년 대비 37% 급감했다. 이후 2023년까지 10만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지난해 24만8202대로 5년 만에 20만대선 회복에 성공했다.
기아와 달리 현대차는 판매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BHMC는 2020년만 해도 연간 판매량이 44만6082대에 달했는데 지난해 16만9765대로 5년새 61%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은 것은 상반된 시장 대응 전략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아가 내연기관차 외에도 중국 신에너지 정책에 맞춰 전기차를 앞세운 반면 현대차는 내연차 중심 판매 원칙을 고수했다. 신에너지정책은 오는 2035년을 기점으로 신에너지차(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만 신규 판매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실제로 신에너지차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 집계 기준 지난해 신에너지차 도매 판매량은 1089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 뛰었다.
양사 판매 포트폴리오만 두고 보더라도 행보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이달 현지 맞춤형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를 내놓기 전까지 엘란트라와 쏘나타, 현지 특화 SUV 무파사 등 내연차 판매에 치중해왔다. 이에 반해 기아는 2023년 하반기 'EV5'를 선보인 이후 'EV5 720 롱 레인지 에디션' 등으로 전기차 모델을 신속하게 다각화해 현지 수요에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룹 차원의 수출 기지화 전략도 기아의 약진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현대차그룹은 내수 부진으로 인한 공장 유휴율을 해소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중국 거점을 수출 기지로 전환, 운영 중이다. 기아 중국 옌청 KCN 생산 거점에서는 2023년부터 아시아와 중동 및 중남미 등 76개국에 수출하는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주력 생산 차종은 AB(페가스)·쏘넷(QY1c)·셀토스(SP2c)·EV5(OV1c) 등이다. 올 들어 KCN의 수출 비중은 70% 안팎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2013년 당시에는 현대차·기아가 중국에서 합산 판매량 160만대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사태가 터져 나오면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 및 불매 여파로 현지 판매가 급락하다 침체일로를 걷게 됐다. 현재 중국 내 현대차와 기아 점유율은 1% 안팎에 그치는 실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시장을 겨냥한 신차를 투입시키며 명예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는 5년 여에 걸쳐 개발한 중국 특화 모델 '일렉시오' 사전 판매를 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기아도 내년 초 중 고성능 모델인 EV5 GV 라인 신규 모델을 선보이며 상승 기류를 굳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공세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중국에 전동화 SUV 일렉시오에 이어 내년 중 준중형 전동화 세단을 새롭게 내놓을 예정으로 모두 현지에서 생산되는 특화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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