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1조원대 재산분할금'과 관련한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지면서 SK 오너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최 회장은 1조원대에 육박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보유 주식을 매각할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번 파기환송으로 인해 추후 재산분할금 재조정이 이뤄질 시 지배구조 및 기업가치 전반에 불안정성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이혼소송 장기전에 따른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대법원 판결 직후 주가는 7% 가량 급락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 이후 최 회장의 인공지능(AI)·반도체 사업 및 투자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며 무리한 자산매각과 배당확대가 불필요해진 상황이라 사업 재투자 기회가 확대되면서 기업가치 전반에도 점차 탄력이 붙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대법원 1부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1조3800억원대의 재산분할 관련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 고등법원에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1심과 2심에서 각각 665억원,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금을 인정한 점을 고려하면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동안 핵심 쟁점은 최 회장 보유 주식이 '특유재산'으로 인정될 지 여부와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인정 여부였다. 이날 대법원이 최 회장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임에 따라 향후 재산분할금이 재조정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그동안 최 회장이 1조원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지분(17.9%) 일부를 처분할 가능성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지배구조 및 오너리스크 전반이 안정화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재산 대부분은 주식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마저도 금융권 담보 비중이 높아 지분담보 대출 여부도 불투명했던 상황"이라며 "아직 소송이 종결된 건 아니지만, 재산분할에 대한 재심리 판결과 더불어 당장 최 회장이 보유주식을 유지할 수 있게된 점 만으로도 오너리스크를 크게 해소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경영권 사수 외에도 당장 급매로 내놓은 SK실트론 역시 시장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라며 "이번 대법원 판결로 최 회장 측 주장에 한층 힘이 실린 만큼, SK가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까지 무리한 자산 매각을 단행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 평가했다.
다만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이혼소송이 초장기전으로 치달으면서 중장기 불확실성이 한층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SK 주가는 7% 급락했다.
시장에선 추후 최 회장의 대내외 경영 및 투자 행보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만큼, '오너 리스크'를 '오너 베네핏'으로 전환하기 위한 총력전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현재 SK그룹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을 겸하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말에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CEO 서밋에서 다각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룹 내에서도 대규모 AI·반도체 투자를 집행하며 'AI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SK는 AI·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8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AIDC' 착공에 나서는 등 인프라 강화에 매진 중이다. 아울러 이달 초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및 AIDC 설립·운영 등에 관한 파트너십을 맺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법 판결로 SK는 당분간 무리한 자산매각 및 배당확대에 나설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사업 재투자 기회로 이어져 기업 성장성과 연계되는 선순환을 구축할 것"이라며 "그룹 전반의 주가 변동성도 점진적으로 완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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