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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경영진 섣부른 결정, EB 발행 속전속결 철회
이우찬 기자
2025.10.02 06:00:20
삼성물산 보유지분 가치만 3조 상회, 자사주 활용 교환사채 자금조달 명분 부족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1일 15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4300억원어치 교환사채(EB) 발행을 위한 자사주 처분에 나섰던 KCC가 일주일 만에 계획을 접었다. 수천억원의 자금 조달 계획을 속전속결 철회한 것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상법 개정을 앞두고 빠르게 이뤄진 경영진 판단이 시장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특히 자금용처 없는 교환사채 발행의 경우 삼성물산 보유 지분 가치만 3조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전날 자사주 활용 계획을 백지화했다. 관련 계획을 시장에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지난주 KCC는 자사주 소각, 교환사채 발행,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을 예고했다. 소각 예정 주식수와 교환 예정 주식 수, 복지기금 출연 예정 주식 수는 각각 35만주, 88만2300주, 30만주다. 총 발행주식의 3.9%, 9.9%, 3.4%에 해당한다.


자사주 처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교환사채 발행과 관련돼 있었다. KCC는 자사주를 기초로 4300억원의 EB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었다. 교환사채 발행으로 4300억원가량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자사주 활용 계획을 밝혔을 때 교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사용할 용처는 시장과 공유하지 않았다. 그만큼 다급하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자사주 활용 계획 발표와 철회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진에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CC는 정몽진·정재훈 각자대표 체제다. 2명의 CEO 각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자사주 활용 계획이 수천억원의 자금 조달과 관련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오너인 정몽진 대표이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자사주 활용 계획이 시장의 지지를 받지 못하자 정 회장이 전격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KCC의 섣부른 판단에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KCC가 관련 계획을 밝혔던 9월24일 하루 동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75% 하락했다. 25일과 26일에도 각각 전 거래일보다 1.36%, 1.65%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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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억원어치 교환사채 발행의 경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10%를 소유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 가치는 지난 9월30일 종가 기준 3조1400억원에 달했다. 지분 유동화라는 손쉬운 카드를 쥐고 있는데도 시장의 반발을 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3조3000억원의 저수익 자산을 활용하지 않고 굳이 4300억원 자사주 교환사채를 발행한 점은 주식 투자자 기준 눈에 띄는 부분이다"며 "9월24일 시장의 반응은 11.75% 주가 하락이었다"고 지적했다. 


KCC는 자사주 활용 계획 철회에 관해 "회사의 경영환경과 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더 명확하고 안정적인 방향을 택하고자 내린 결정이다"며 "주주 이익과 시장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투명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경영 활동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향후 자사주 활용 계획의 경우 "정해진 부분이 없다"고 했다.


(그래픽=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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