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퓨쳐위즈 더머니스탁론
솜방망이 처벌에 무력한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방지'
김주연 기자
2025.10.04 08:00:19
피해액 산정해도 양형 반영 안해…"재발 방지 위해 법 강화 必"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첨단 산업에서 중국의 굴기가 거센 가운데 기술 유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자립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만큼 기술 유출이 국내 기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술 유출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피해액 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양형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형량도 적은 만큼 현행법상으로는 기술 유출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불만이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산업 분야에서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김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업종별 산업기술·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국가핵심기술 33건이 해외로 유출됐다. 그중 반도체가 1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디스플레이(5건), 조선(5건) 순이었다. 국가핵심기술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 안보 및 경제적 파급력이 커 해외 유출 시 국가 경쟁력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관련기사 more
반도체 생태계 협력없는 호황 없다 '정보보안 고도화' 신한카드, 업계 유일 전담 CISO 운영 이청 "8.6G IT OLED 양산 내년 3분기 예상" 삼성전자, AI 업무 생산성 지표 '트루벤치' 공개 外

기술이 가장 많이 유출되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 굴기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은 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기업들이 엄청난 기술로 우리나라를 따라잡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 발전과 한국 인력·기술 유출은 분명히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기술 침해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박주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청했다. 박 부사장은 "대한민국 기술 강국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기술 유출의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해 대폭 강화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에 근거해 기술 유출을 처벌한다. 국가핵심기술의 경우 벌금은 최대 65억원이며 손해배상액도 5배에 달한다. 징역은 최대 15년까지 가능하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외국으로 기업의 영업 비밀을 유출할 경우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문제는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술 개발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만큼 적정한 처벌을 내리려면 이를 산정해 반영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2023년 3월 대검찰청의 '기술유출범죄 양형기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선고된 기술 유출 관련 1심 유죄 판결 496건 중 판결문에 피해액이 적힌 사건은 23건(4.6%)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해 반영한 판결은 없었다.


최근 판례를 봤을 때 최근 중국에 2412억원 규모의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체포된 전직 연구원은 징역 5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 사건, 삼성전자 3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 유출 사건 등에서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 두고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에 피해액 산정 및 양형 적용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두 법률 모두 손해 발생 여부가 범죄 성립 요건이 아니어서 재판부 재량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술 개발에 수조원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현행법으로는 기업이 입은 손해를 보전하기 어렵고 재발 방지를 위한 처벌도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반면 해외 선진국은 피해액을 산정하고 이를 양형에 반영하는 기준이 존재한다. 미국은 '경제스파이법'에 따라 피해액을 산정하며, 기술 개발 비용·손실 규모·미래 수익 등을 종합한다. 피해액 규모에 따라 범죄 등급을 30개로 나눠 최대 405개월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손해액은 최소 6500달러(912만원)부터 시작해 최대 5억5000달러(7716억원) 이상으로 16개 구간으로 나뉜다. 손해액이 늘어날수록 양형은 2단계씩 가중된다. 


일본도 기술 유출을 통해 얻은 시세차익과 이익 등을 종합해 피해액을 산정한다. 양형 기준은 없으나 판결에서 이를 적극 반영하는 추세다. 영국은 유출된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의 시장 가치, 제품 평균 가격 등을 종합해 피해 규모를 따진다. 이를 5단계로 구분해 양형에 반영한다. 이에 더 나아가 기술 유출에 대한 벌금 상한을 없애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형량만 정해 놓고 피해액을 반영하지 않는 현행 제도로는 기업 피해를 보전하기 어렵다"며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해 양형에 반영하는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재발을 막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술 유출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이러한 우려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중국 수출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소부장 업체들이 활로를 찾아 중국 기업과 활발히 거래하고 있는 만큼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 소부장 업체 관계자는 "기술을 유출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특히 디스플레이 업계는 투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어 해외 기업에 납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은 기술 개발에 회사의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며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임에도 기술 유출 우려로 제품 판매가 막히면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딜사이트S VIP 3일 무료 체험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딜사이트S 아카데미 오픈
Infographic News
메자닌 대표주관 순위 추이 (월 누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