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글로벌 빅테크와 견줄 수 있는 의료기기 기업이 한국에서도 나올 때가 됐다. 서울이 아닌 원주에서 세계시장에 도전해 미국 의료장비 기업 메드트로닉(Medtronic)의 최소 10분의 1 가치를 갖는 회사로 키우겠다."
박정환 메쥬(MEZOO) 대표이사는 24일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메쥬 본사 사옥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메쥬는 웨어러블 패치와 초소형 바이오센서,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생체 계측(aPRM) 기술을 개발하는 의료기기 제조기업이다. 환자의 바이탈 사인을 원격·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 '하이카디(HiCardi)'가 주력 제품이다.
박 대표는 경남 사천 출신이지만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의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원주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연세대 의공학과는 윤형로 교수가 주도한 아시아 최초 의료기기 학과로, 원주를 의료기기 특화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출발점이었다.
박 대표는 "서울 대신 원주를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아시아 최초로 의료기기 학과가 자리 잡은 곳이 원주였기 때문"이라며 "학창시절 국내 의료기기 개발은 외국 장비를 모방하는 수준이었지만 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하던 한국에서 무선 인프라와 의료기기를 결합하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창업으로 이어졌다. 2007년 연구실 동료·후배들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메쥬는 이제 연 매출 70억원을 목표로 내세우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CES에 부스를 마련하며 글로벌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업 초창기 실증 경험은 잘 알려진 일화다. 박 대표는 "소금산 투명다리 실증 사업은 관광객들에게 기기를 착용시켜 데이터를 모으며 병원 밖에서도 가능한 원격 모니터링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외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장비를 착용시킨 뒤 귀국길에 리포트를 제공했던 프로젝트도 있었다. 의료 기술이 관광 자원과도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답했다.
이는 메쥬의 근간이 되는 aRPM 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박 대표는 "학부 시절부터 가장 관심 있던 부분이 실시간 생체 계측이었다. 회사의 철학도 환자의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계측해 의료 현장에 가치를 주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기술과 철학의 집약체가 바로 '하이카디(HiCardi)'다. 하이카디는 심전도, 체온, 호흡, 움직임 등 다양한 바이탈사인을 작은 디바이스에 담아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현재 메쥬는 동아에스티와 손을 잡고 전국 약 800여개 병원에 2000대의 하이카디를 공급하며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의 상용화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기술만 있으면 다 될 줄 알았다"는 생각은 CEO가 된 뒤 바뀌었다. CEO로서는 자본과 인재가 있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걸 깨달았다. 박 대표는 회사의 비전으로 "메쥬 안에서 인재를 길러내 글로벌 무대에 세우고, 동시에 한국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을 꼽았다. 메쥬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력을 키워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 CEO로서의 '추구미'인 셈이다.
다만 원격 모니터링 진료에 대한 제도적 한계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박 대표는 "원격 모니터링은 기술적으로 이미 준비가 끝났지만 법적 제도화가 늦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현장에서 필요성을 공감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고 법과 제도가 조금씩 개선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희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메쥬는 현재 내년 2월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IPO는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절반이 미국에 집중돼 있는 만큼 확보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파트너사 동아에스티와의 협업을 토대로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박 대표는 "미국은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이자 원격 모니터링이 제도권 안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이라며 "메쥬는 국내 800개 병원에서 이미 검증된 데이터를 갖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필립스와 같은 빅테크와도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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