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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 구조적 한계로 수익화 어려워"
최령 기자
2025.09.18 18:36:46
박용민 LG AI연구원 팀장 "온프레미스·코어 부재가 원인…제약 중심 모델이 해법"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1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용민 LG AI연구원 사업개발팀장이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 KHF 2025' 'K-디지털헬스케어 서밋'에서 '돈이 되는 의료 인공지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령)

[딜사이트 최령 기자] 의료 AI가 수익화에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규제나 보험 문제가 아닌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용민 LG AI연구원 사업개발팀장은 "AI 자체로는 수익을 만들 수 없다"며 "제약사 및 임상 파트너십을 통해 본업과 연결될 때만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 KHF 2025'의 'K-디지털헬스케어 서밋' 세션에서 이같이 밝히며 의료 AI의 수익화가 어려운 근본 원인과 현실적인 해법을 짚었다.


LG AI연구원은 LG그룹 직속의 독립 조직으로 약 300명의 연구원이 소속되어 있으며 총 7개의 전문 연구랩을 운영 중이다. 초거대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엑사원(EXAONE) 랩',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언어랩', 선행연구 중심의 '슈퍼인텔리전스랩', 공정 및 제조 분야의 '비전랩', 바이오·헬스케어를 전담하는 '바이오인텔리전스랩', 데이터 처리 및 분석을 담당하는 '데이터 인텔리전스랩', 신소재 연구를 위한 '머티리얼즈 인텔리전스랩'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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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 경쟁력도 입증했다. 스탠퍼드대가 매년 발간하는 AI 리포트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과 병리 멀티모달 모델이 상위권에 올랐다. 박 팀장은 "모든 프로젝트는 윤리·안전성 검토를 통과해야만 착수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정립해두고 있다"며 글로벌 신뢰도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료 분야의 '바이오인텔리전스랩'에서는 주로 생명공학 기반 AI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병원과 파트너십을 맺고 면역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으며 항체 설계와 신약 후보물질 발굴로 연구를 확장했다. 또 논문·특허 속 구조 이미지나 유전자 검사 결과처럼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해 중개 의학 연구에도 접목하고 있다. 미국 잭슨랩과의 협업으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 및 치료 타깃을 발굴하고 장기적으로는 신약 물질 개발까지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처럼 기술적 진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내 의료 AI 기업 전반은 여전히 수익화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박 팀장은 의료 AI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서비스 난립과 경쟁 과열 ▲온프레미스 기반 도입 구조 ▲코어 비즈니스 부재를 꼽았다. 그는 "AI 애플리케이션은 기술 장벽이 낮아져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시장이 됐고 병원 도입 시에도 매출 증대보다 비용 절감에 머물러 투자 유인이 약하다"고 말했다.


또 "온프레미스 방식은 병원 IT 구조 내에서 하드웨어 및 시스템통합(SI) 업체가 수익을 대부분 가져가고 정작 소프트웨어 기업은 제대로 대가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온프레미스 방식은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을 해당 조직의 내부 서버나 데이터센터에 직접 설치·운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AI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짚었다. 박 팀장은 "미국 세일즈포스나 오라클처럼 본업에 AI가 결합돼야 의미가 있는데 의료 AI는 판독 소프트웨어만 판매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코어가 부재하니 시장에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CDSS)을 개발했으나 수익성 한계로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도메인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온프레미스 구조 보완 ▲성과 기반 계약 체결 등을 제시했다. 그는 "병원 데이터를 통합한 헬스케어 전용 대형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파생 모델을 만들어가는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며 "병원 내에 인퍼런스 서버를 두고 클라우드에서 업데이트·관리하는 방식도 기술적으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제약사와의 협력이 수익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은 돈이 되지 않는 구조지만 제약은 다르다"며 "AI 모델을 단순 판매하기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성과가 발생할 때 성과 기반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가 글로벌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 AI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와 중개 연구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며 병리 및 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해 바이오마커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임상시험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박 팀장은 최근 AI기본법과 관련된 규제 대응 방향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의료 AI 개발사는 자사 기술이 고위험형 AI에 해당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각국 규제를 해석하며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모델 개발에 활용된 데이터셋이 수십만 장에 달하다 보니 수작업 검토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에 따라 내부에 컴플라이언스 전담 조직을 두고 데이터 검토를 위한 AI 에이전트를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의료 AI가 지속 가능한 길을 걷기 위해서는 병원과 보험을 넘어 제약사, 글로벌 파마와 연결돼야 한다"며 "해외 진출 시 기술적 우수성뿐 아니라 현지 영업 네트워크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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