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글로벌 의류 OEM기업 TP가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C' 등급을 받았다.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리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ESG 관리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국내 등급이 글로벌 기준과 괴리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 신뢰는 물론 장기적인 수출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TP는 2024년 ESG 등급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이는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계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TP가 지배구조 부문에서 C등급을 받은 것은 주주 관련 정책 전반에 소극적이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 공시된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TP의 전체 권고안 준수율은 4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주주권리와 관련된 항목의 준수율이 낮았다. 구체적으로는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4주 전에 게시하지 않았고 전자투표제도 역시 도입하지 않았다. 배당 관련 정보 제공 등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항목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E) 부문에서 C등급을 받은 배경에는 TP의 주요사업 중 하나인 우모 관련 공급망의 투명성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모는 전 세계의 약 80%가 중국에서 생산되며 TP 역시 대부분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국내 ESG 평가는 중국산 우모 공급망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리스크를 보다 중점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TP가 국내 ESG 관련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던 점도 낮은 등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ESG 평가는 대부분 평가기관이 제시하는 항목에 대해 기업이 제출한 자료와 응답 내용을 기반으로 이뤄지며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얼마나 성실하게 응답했는지가 등급 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회사 측은 "자료 제출과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이 등급 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ESG 등급에 대한 TP의 미온적인 대응은 상장사로서의 책무 이행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TP는 글로벌 ESG 평가모델인 'Higg Index'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고 다수의 국제 인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등급과는 괴리를 보이고 있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수출 기준에만 집중하고 국내 시장의 평판은 뒷전으로 밀려난 셈이다.
이 같은 전략이 국내 상장사로서 책임 있는 경영과는 거리가 있다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ESG 등급은 단순한 이미지 관리가 아니라 국내 주요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 근거이자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기준으로 작용한다. 당장은 해외 기준을 준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해외 바이어는 물론 투자자, 글로벌 규제당국으로부터도 외면받을 수 있어 수출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TP처럼 국내에 상장한 기업이 국내 ESG 등급을 사실상 외면하는 것은 투자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며 "국내 ESG 등급 기준이 글로벌 규제당국이나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지표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수출 성장에도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TP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해외에서 최고 수준의 등급을 획득한 만큼 국내 ESG 등급의 필요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향후 국내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등급 획득을 고려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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