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TP(구 태평양물산)가 외형 성장에도 재무건전성 압박은 커지고 있다. 작년 매출 1조원을 재탈환하며 볼륨을 키웠지만 운전자본 확대 등으로 현금유동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부채비율도 작년 말 기준 200%를 웃돌면서 재무구조 전반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P는 1972년 설립된 글로벌 의류 OEM 및 우모 전문기업이다. 1984년 국내 최초로 오리털 가공 국산화에 성공했고 1990년대부터 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 등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왔다. 주요 고객사는 GAP, 타겟, 콜롬비아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다. 지난해 4월 태평양물산에서 현재 사명인 TP로 이름을 변경했다.
TP는 코로나19 팬데믹(코로나19) 동안 수주 감소와 공장가동 중단 등의 여파로 2020년 실적이 주춤했지만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다시 매출 1조원을 회복하며 외형 규모는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는 달리 코로나19 이후 고객사들이 매장 구조조정과 재고관리를 위해 상품 구성을 간소화하면서 TP의 수주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고부가 제품 비중이 줄고 저단가 수주가 늘어난 것이다. 이 영향으로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 17.2%에서 2023년 16.6%, 2024년 15.7%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원가를 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수익성의 기본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같은 수익구조 변화는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587억원에서 2023년 490억원, 지난해 161억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채권이 653억원으로 전년(431억원) 대비 51% 증가했고 재고자산도 1943억원에서 2302억원으로 18% 늘며 현금이 자산에 묶이는 현상이 심화됐다.
투자와 재무활동에서도 현금 유출이 이어지며 유동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321억원, 지난해 61억원의 유출로 2년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기록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에는 192억원이 빠져나갔다. 차입금 상환 규모가 차입을 상회한 데다 리스부채 상환과 이자·배당 지급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자금유출 기조가 이어지며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332억원에서 2023년 242억원, 지난해에는 135억원으로 줄며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211% 수준에 달했다.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자기자본(자본총계)보다 부채가 2배 이상 많다는 의미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OEM기업은 구조적으로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고객사의 경영 전략이나 수요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재고조정 등 복합적인 요인이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재무여건에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TP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채비율은 전사적인 차입감축 노력 등을 통해 3년 연속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적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5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용등급이 BBB-로 상향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도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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