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가 잔칫집 집안싸움과 같은 내홍을 겪고 있다. 내부수익률(IRR) 24%를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거둔 대한조선 딜이 갈등의 씨앗이 됐다는 지적이다. 핵심운용역이 조직을 떠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는데 뒤이어 다수의 실무자들이 이직 자리를 물색하는 동향이 나타나 조직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것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투PE에서는 핵심운용역인 이동환 실장이 회사를 떠나며 관련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삼일회계법인 출신으로 2017년부터 유암코(연합자산관리)에서 근무하며 STX엔진 인수 등 조선해양 관련 구조조정기업 투자 경험을 쌓았다. 2020년 한투PE 입사 이후에는 스페셜시추에이션 본부에서 티앤더블유와 신영, 대한조선 투자 등을 주도해 기업구조혁신펀드 핵심 운용역으로 활동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 실장의 퇴사 배경을 두고 대한조선 투자 성과급 산정 과정에서의 내부 갈등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대한조선은 한투PE가 지난해 11월 최종 엑시트 한 성공적인 투자 건이다. KHI그룹과 안다H자산운용이 한투PE-SG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하던 전환사채(CB) 1600억원을 인수하면서 투자 2년 만에 기록적인 내부수익률(IRR) 24.4%를 기록했다. 2022년 KHI그룹은 한투PE·SG PE와 컨소시엄을 꾸려 총 2000억원을 투입해 대한조선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당시 한투PE는 SG PE와 1300억원을 조달했다.
한투PE는 투자후 자본 재조정과 수주 확대, 인력 영입 등 밸류업에 나서며 실적 반등 기반을 마련했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외부 여건도 뒷받침되면서 2021년 매출 7265억원, 영업손실 1194억원이던 실적은 2023년 매출 8164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한조선은 내달 1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한투PE-SG PE는 해당 투자 건으로 회생기업을 정상화시킨 '구원투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한투PE 내부에선 대한조선 투자 성과급 산정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다. 일단 한국투자금융그룹 차원의 전사적인 성과급 삭감 기조가 PE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첫째 원인으로 지목된다. PE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수가 명확해야 한다는 시장의 일반적인 원칙이 분명한데도 그룹 차원에선 이른바 성과차익의 20% 배분율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부에서는 말만 독립 계열사이자 사모펀드 운용사이지 증권사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운용역들로부터 먼저 제기됐다. 이동환 실장 역시 이른바 캐리 인센티브에 불만을 품고 먼저 회사를 떠난 것이라는 게 선후배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실무진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우려된다. 복수의 미들급 운용역들이 경쟁사 이직을 물색하면서 비밀리에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투PE는 사실 2010년 7월 설립된 사모펀드 전문운용사 이큐파트너스를 전신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그룹 총수인 김남구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해 육성했지만 방만한 운영과 중국 투자건에서의 모럴헤저드 등이 감사를 통해 적발되면서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들이 투입돼 가까스로 정상화된 GP(사모펀드 무한책임사원, 운용사)로 평가된다. 그룹은 이후 회장 지분이 포함된 이 회사를 2017년 3월 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한 후 3년간 적잖은 투자를 집행해 자원 및 환경인프라 전략 운용사를 일반 바이아웃 및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 등의 전략을 구사하는 GP로 만들었다. 이동환 실장 등이 관련 시기에 입사해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투자를 집행했는데 6~7년 만에 성과가 났지만 이익배분에는 옹졸한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관계자들은 PE 사업을 바라보는 실무진과 그룹 경영진의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김남구 회장이 투입한 김민규 대표는 2010년부터 이어진 금융그룹의 기회비용 전체를 아우르려고 하지만 2017년 이후에 입사한 실무진은 성과보수의 시점을 '새 부대'가 만들어진 이후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성과보수 배분 불만이 커진 한투PE가 인력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한투PE 인력들이 여러 하우스에 이력서를 돌리며 이직처를 알아보고 있다"며 "우수한 성적을 낸 운용역들이기 때문에 기존 GP 하우스나 신생 회사들이 스카우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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