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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못 믿고, 전문성 지키려…금감원 직원들 '이례적 반기'
주명호 기자
2025.07.24 09:20:19
전문성 훼손·인사 단절 우려에 자발적 연서…금소처 분리 반대 목소리 확산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3일 16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의 분리 및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설립에 집단으로 반대 의견을 개진하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통상 노조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독자적으로 실명 호소문을 낸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노조에 대한 내부 불신과 함께 금감원 업무 본질과 정체성이 변질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직 분리 시 인사교류 축소와 전문성 약화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도 적지 않았던 이직과 퇴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들은 지난 21일 금융당국 조직개편을 검토 중인 국정기획위원회에 '금융감독원 실무직원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번 호소문에 동참한 직원들은 73개 부서 팀장 이하 실무직원 1539명이다. 전체 직원 1791명(국·실장 제외) 중 부재자를 감안하면 전직원이 동참한 셈이다.  


금감원 직원들은 금소원 설립이 오히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순히 민원·분쟁 처리에 집중하는 것만 금융소비자 보호로 봐선 안 된다는 게 골자다. 호소문을 통해 이들은 "금융상품의 제조, 판매 계약내용 준수 여부 등 금융사 행위 전반에 대한 감독·검사 역시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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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금융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는 본질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개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감독의 목적이자 중요한 축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법상 명시된 예금자 보호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직원들은 "은행이 부실해지면 예금자가 예금을 돌려받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은행에 대한 건전성 감독도 근본적으로는 금융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집단 호소가 노조를 통하지 않고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는 노조에 대한 깊은 불신 탓이다. 그간 노조의 실망스런 행보 및 내부적인 갈등 상황을 감안하면 외부 의견을 개진하는 대표 역할을 오롯이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금감원 노조는 노조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추진했지만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무산된 바 있다. 한 금감원 직원은 "노조 활동 자체가 더 이상 메리트가 없다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조직 분리가 인사 구조와 업무 동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다양한 업무를 통한 전문성 극대화 역시 업무 동기부여의 중요 부분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쪼개지면 그만큼 경험할 수 있는 부서가 줄어 전반적인 업무 역량 또한 이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번 호소문에도 이같은 우려가 고스란히 담겼다. 금감원 직원들은 "민원·분쟁 업무는 그 업무의 특성을 반영해 승진자 또는 감독·사 경력이 풍부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배치한다"며 "인사교류가 단절되면 향후 균형잡힌 금융소비자 보호 역량을 갖춘 인력 양성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조직분리가 확정적으로 흘러갈 경우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우려 사항 중 하나인 저연차 직원들의 퇴직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과거에도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가 불거질 때 마다 직원들의 퇴사가 집중됐던 경향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취업은 여전히 어려운데 전문성은 이전보다 쌓기 어려워지면 취업제한(4급 이상) 대상이 되기 이전에 나가려는 직원이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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