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핵심 인력 이탈과 투자성과 부진으로 설립 이래 가장 위기를 겪고 있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애경산업 인수를 통해 내부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태광그룹의 자금 조달 리크스가 변수로 떠오르며 앵커PE가 최종 인수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 인수전 숏리스트에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티투프라이빗에쿼티(티투PE)-유안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폴캐피탈코리아 ▲일본 라이온코퍼레이션 컨소시엄 등 총 4곳이 이름을 올리며 예비 실사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애경산업 지분 63.38%로 희망 매각가는 6000억원 수준이다.
당초 막강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태광그룹 산하의 티투PE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이 무산되며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다. 별도의 외부 차입이나 태광그룹 외 출자자(LP) 유치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매각 측 입장에선 자금 집행력이나 거래 완주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에서 1조원 안팎의 실탄을 보유한 앵커PE가 애경산업 인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 주요 포트폴리오의 성과 부진에 핵심 운용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딜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앵커PE는 코로나19 시기 마켓컬리, 프레시지, 이투스, 카카오픽코마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히며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해 몇 년 째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마켓컬리는 기업가치를 약 4조원으로 평가해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약 35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몸값은 5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기업공개(IPO) 철회 이후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사실상 초기 투자 밸류에이션까지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카카오픽코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역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법리스크와 중복 상장 논란으로 단기간 내 엑시트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호텔신라·로레알과 함께 한 뷰티 합작법인 로시안 투자까지 실패하면서 이른바 '마이너스 손'이라는 오명도 생겼다.
최근에는 창립 멤버였던 위세욱 부대표가 퇴사를 결정하는 등 실무급 인력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동력을 실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2021년 약 2조원 규모로 결성한 4호 펀드의 소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눈에 띄는 대형 딜이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애경산업 인수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앵커PE는 최근 국제전기와 SK일렉링크에 연이어 투자해 다시 국내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애경산업은 비교적 탄탄한 실적 기반을 갖춘 데다 생활용품·화장품 중심의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앵커PE 입장에선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매물로 평가된다. 앵커PE는 2021년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더마펌을 인수했지만 지난해 기준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37% 감소한 679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207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이런 맥락에서 애경산업을 인수해 볼트온(Bolt-on) 전략을 펼치면서 더마펌의 수출 경쟁력 강화나 브랜드 라인업 보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들에게 2개월 가량의 실사 기간을 부여하고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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