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HL D&I한라가 오는 6월20일 만기 예정인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을 위해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HL D&I한라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고금리 부담이 가중된 이후에도 매년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꾸준히 시장에서 조달이력을 쌓아온 덕분에 이번에도 무난하게 목표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L D&I한라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6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수요예측을 거친 뒤 17일 발행 예정이다.
만기별 발행 규모는 1년물 400억원, 1.5년물 200억원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900억까지 발행 규모를 열어뒀다.
HL D&I한라는 이번 회사채의 금리 밴드를 6.0~7.0%로 제시했다. 6월20일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회사채 금리가 8.5%였던 점을 감안하면, 밴드 최상단에서 발행되더라도 15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연감 금융비용은 9억원 감소하게 된다. 금리 하단에서 발행될 경우에는 연간 약 15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서 1월에도 HL D&I한라는 1년물 600억원, 1.5년물 210억원 등 총 81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금리 밴드는 6.8~7.8%였으며, 최종 발행금리는 각각 1년물 7.0%, 1.5년물 7.2%로 정해졌다.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6%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29일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2.50%로 낮춘 데다 HL D&I한라가 꾸준히 시장에서 자금조달 이력을 쌓아온 덕분이다.
HL D&I한라는 기준금리 급등 및 건설채 투심이 위축된 최근 2년여 사이에도 비교적 활발히 회사채 시장을 활용해 왔다. 지난해에만 공모·사모채를 통해 1950억 원을 조달했다. 이 기간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는 7.29%였다. 2023년에도 1632억원을 조달했는데,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회사채 평균금리는 7.83%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융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HL D&I한라로서는 이번 회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상당한 비용 부담 완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HL D&I한라가 부담한 연간 금융비용은 2021년만 하더라도 246억원에 그쳤었는데, 기준금리가 3.5%까지 치솟았던 2023년에는 427억원으로 늘었다. 금리 인상과 함께 차입금 규모가 1000억원가량 커진 탓에 증가 폭은 74%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덕분에 금융비용이 38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는데, 올해에는 1분기에만 150억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간 금융비용의 약 40%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6643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가 1분기 말 7874억원으로 증가한 탓이다. 3개월 만에 순차입금이 1200억원가량 늘면서 금융비용 부담도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활용하는 동시에, 단기 유동성 구조를 점검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회사채 발행은 중요하다"며 "금리 인하 효과가 실제 비용 절감으로 연결되면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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